Mana

마나(Mana)는 ‘버려진 공장 안에 새 사무실을 넣었다’는 문장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다. 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기능이 아니라 기억이다. 기계가 팔려나가고 노동자가 떠난 뒤에도 남아 있는 벽, 다소 무성해진 초록들 그리고 가족의 시간이 겹쳐진 현장. 익소이(IKSOI)의 업무공간인 마나는 그 역사를 지우지 않고, 오히려 그 역사와 조용히 대화하려 한다.

 

건축이 던지는 핵심은 명확하다. 이곳은 복원도, 과감한 재발명도 아니다. ‘과거를 보존하는 일’과 ‘새것을 덧입히는 일’ 둘 사이를 협상하는 건축이다. 기존의 발자국을 유지한 채, 중정의 지면 레벨을 들어 올리는 선택으로 건물의 지각을 바꿔 놓는다. 매스들이 부분적으로 땅에 잠긴 듯 보이면서, 한때 공장으로 들어가던 문은 작업 공간의 창으로 바뀌었다. 높이와 크기가 제멋대로인 창들의 등장 역시 과거 구조의 프레임을 유지하려는 의지에서 비롯된다.

 

마나의 입면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4.5–6m에 이르는 높은 담장은 회색빛 산업 풍경과 공간을 단절시키며, 내부를 쉽게 상상할 수 없게 만든다. 그러나 문을 넘는 순간 석회 플라스터로 마감된 벽들이 톤 다운된 분홍색으로 단단한 덩어리를 이루며 단조로움을 끊어낸다. 진입구를 명확하게 알 수 없는 디자인은 오히려 방문자의 감각을 곤두세우게 한다.이는 프로젝트가 ‘도착’보다 ‘발견’을 경험의 기본 단위로 삼고 있음을 나타낸다.

 

동선 역시 하나의 축으로 고정되지 않는다. 부지에는 경계의 담을 따라 놓인 작은 블록과, 과거 기계를 수용하던 더 큰 중앙 매스가 공존하며 기존 건축물의 흔적을 유지하고 있다.

대신 길은 사용자가 만든다. 어떤 경로는 즉시 드러나고, 어떤 경로는 걷고 탐색하는 동안에야 비로소 나타난다. 사무공간의 주 출입구가 곡면 벽 속에 ‘위장’되어 있거나, 중앙 블록의 진입이 통로 안쪽의 ‘무심한 자리’에 숨겨져 있다는 서술이 그 성격을 정확히 말해준다.

 

실내는 절제된 재료로 긴장감을 유지한다. 건축가는 어두운 화강석 바닥이 무게 중심을 잡고, 티크 목재가 단단한 매스에 온도와 결을 부여한다. 긴 복도를 따라 아치가 반복되며, 길고 좁은 건물을 여러 개의 큐비클로 분절했다. 복도의 가장 끝에는 대표 건축가의 방이 있고, 그 방은 숨은 중정과 연결된다. 이 중정은 업무 중 잠시 빠져나오거나, 비공식 모임을 갖거나, 하루의 끝을 느슨하게 정리하는 ‘숨’의 장치로 작동한다.

 

과거와 현재의 연결은 가구에서도 이어진다. 곳곳에 배치된 그로테스크한 조각들은 기능과 장식 사이에서, 이 장소의 신비로움을 극대화시킨다. 익숙한 산업 부지에 친근감을 끼워 넣어, 방문자가 멈추고 관찰하게 만든다.

 

마나는 결국 사무실이면서도, 사무실 이상의 리듬을 갖는다. 여기서 건축은 무엇을 더하는가보다, 무엇을 드러내는가에 가깝다. 기계가 멈춘 뒤에도 공간이 스스로의 이야기를 말하게 하는 것—그 오래된 침묵을 ‘현재의 작업’으로 번역하는 방식. 그 조용한 설득력이 마나를 기억과 재구성의 현장으로 만든다.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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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면도-1
단면도-2

 

 

건축가 익소이 디자인 스튜디오 (IKSOI Design Studio)
위치 인도, 아메다바드
용도 업무시설
대지면적 800㎡
건축면적 190㎡
준공 2022
구조 Caes consultants
사진작가 Ishita Sitwa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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