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nteen Teahouses

 

난징의 차오즈 레인(Chaozhi Lane)은 신제커우 상업지의 활기와 오래된 주거지의 생활감이 맞물리는, 짧지만 밀도 높은 골목이다. ‘세븐틴 티하우스(Seventeen Teahouses)’는 그 골목의 모서리, 계단으로만 올라갈 수 있는 2층 공간에 자리한다. 1층 파사드가 부재한 조건에서, 길가에 선 사람의 시야에서 이 공간은 처음부터 ‘보이지 않는 곳’이다. 

 

이 상황에서 파사드는 이미지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의 문제가 된다. 도시를 어떻게 응대할 것인가, 2층의 존재를 어떻게 정체성으로 바꿀 것인가 그리고 결국 단순한 간판이나 장식으로 축소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티하우스는 ‘프라이빗 룸’을 핵심 단위로 삼기 때문에, 사적 경험을 보장하면서도 전체가 흩어지지 않는 통일감을 반복적으로 조율해야 한다. 브랜드가 원하는 분위기 역시 특정 스타일로 고정되지 않는 젊고 일상적인 감각이다.

 

건축가가 끌어온 방법론은 해체적 사고다. 형태를 인용하기보다 ‘절개하고, 열고, 다시 조립한다’는 작동 원리를 기존 구조에 이식해, 원래 안정적이고 닫혀 있던 직교 질서를 느슨하게 푼다. 연속적이던 실내는 의도적으로 분절된다. 볼륨을 나누고 수직 관계를 바꾸며 부분적 개구를 더해, 공간은 ‘방들의 나열’이 아니라 서로 이어지는 ‘조각난 장면’으로 읽히기 시작한다. 걷는 동안 생기는 회전, 멈춤, 시점 변화가 레이어를 하나씩 펼쳐 보인다.

 

이 생성 논리는 외피로 확장된다. 파사드는 건물에 덧씌운 껍질이 아니라, 내부의 관계를 외부로 드러내는 인터페이스가 된다. 반투명 폴리카보네이트 패널이 기존 구조를 감싸며, 실내의 층위가 도시 풍경 속에서 은근히 떠오른다. 여기에 더해진 붉은 선·면 요소는 창, 코너, 출입을 다시 조직하는 ‘표식’이자 구조적 리듬으로 작동한다. 밤이 되면 건물은 거의 발광체에 가까운 인상으로 나타나는데, 과장되지 않은 안정감 속에서 2층 공간의 정체성을 또렷하게 세운다.

 

내부 조직은 박스-인-박스 방식으로 정돈된다. 프라이빗 룸은 비교적 가벼운 구조물로 전체 공간 안에 삽입되고, 리셉션/카운터 역시 파사드처럼 내부에 끼워 넣어져 하나의 ‘방’으로 인식된다.

 

로비를 따로 두지 않기 때문에 이곳에서 동선은 곧 공간 구성의 핵심 장치다. 입구의 다소 좁고 각진 공간에서 출발해, 점차 확장되는 ‘실내 광장’으로 넘어가고, 다시 각 프라이빗 룸으로 이어지는 통로로 흐르는 과정이 마치 작은 거리처럼 연속된다.

 

사각의 룸 볼륨, 벽과 천장에 반복되는 원과 반원 형태의 개구부는 직관적으로 읽히는 기하학적 질서를 만든다. 이 작업은 형태의 과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작은 규모에서 스케일과 경계 관계를 조절해 ‘걷고 멈추며 바라보는’ 경험을 두텁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빛은 반투명한 경계와 선택된 개구부를 통과하면서 여과되고, 시간대에 따라 부드럽고 안정적인 명암 변화를 만든다.

 

빛, 시선, 경계가 서로 스며드는 방식은 공적/사적 영역의 경계를 적당히 느슨하게 한다. 프라이빗 룸의 폐쇄감을 줄이면서도, 공간 전체에는 투명하고 일상적이며 젊은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이 프로젝트는 대지의 제약을 복잡한 형태로 덮어버리기보다, 기존 조건 속에서 새로운 조직 방식을 찾아 ‘브랜드 경험’ 자체를 공간의 구조로 만들어낸 사례다.

 




 

 

건축가 모둠 아틀리에(Modum Atelier)
위치 중국, 난징
용도 상업공간
연면적 220
준공 2025
디자인팀 Zhou Ruizhe, Yang Junbo, Zhang Siyi
시공 Nanjing Yiji Decoration Engineering Co., Ltd.
사진작가 Atelier Ptototipi view

반응형


마실와이드 | 등록번호 : 서울, 아03630 | 등록일자 : 2015년 03월 11일 | 마실와이드 | 발행ㆍ편집인 : 김명규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지희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8길 45-8 1층 | 발행일자 : 매일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