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자야와다의 밀집된 도심에 자리한 House of Voids는 인도 도시 주거의 전형을 근본적으로 재고한 다세대 주택이다. 전면 폭이 좁고 삼면이 인접 건물로 둘러싸인 대지, 그리고 바스투(Vaastu) 원칙이라는 강한 규범 속에서 이 주택은 ‘얼마나 채울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비울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설계를 맡은 스튜디오 어반 폼 앤 오브젝트(Studio Urban Form + Objects)는 건축의 중심을 실체가 아닌 공백에 두었다. 전체 약 8,000sqft 규모의 주택 한가운데에는 세 개 층을 관통하는 오픈 투 스카이 보이드가 엇갈리듯 배치된다. 이 비워진 공간들은 평면과 단면, 동선을 조직하는 핵심 장치로 작동하며, 집은 결과적으로 ‘지어진 것’보다 ‘지어지지 않은 것’에 의해 정의된다.

 

이 보이드들은 채광과 환기를 위한 수동적 장치에 머물지 않는다. 바스투 원칙에 따라 배치된 이 공간들은 자연광을 깊숙이 끌어들이고, 공기의 흐름을 유도하며, 층과 층 사이에 시각적·기능적 관계를 만든다. 동시에 이곳은 가족의 일상이 가장 밀도 있게 펼쳐지는 장소이다. 낮에는 햇볕 아래에서 음식 재료를 말리고, 아이들이 뛰어놀며, 저녁에는 바람을 맞으며 잠시 머무는 장면이 반복된다. 내부의 이러한 개방성은 외부 세계와도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연결된다. 인근을 오가는 원숭이들이 벽 사이를 이동하다 잠시 집 안을 들여다보는 풍경은, 이 주택이 도시와 완전히 단절되지 않았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House of Voids는 일반적인 도시 주택처럼 높은 담장으로 자신을 보호하지 않는다. 대신 지상층의 좁은 진입부를 통해 거리와 직접 맞닿는다. 파사드는 안쪽으로 살짝 꺾이며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사이에 완충을 만든다. 이 후퇴된 진입부는 거리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내부로 들어서는 경험을 단계적으로 조율한다. 하부에서는 빗물이 은폐된 배수로를 통해 정리되며, 기단부는 기능적이면서도 절제된 도시적 태도를 유지한다.

 

외관은 주변 환경과 분명한 대비를 이룬다. 장식이나 강한 색채를 배제하고, 가죽 질감으로 마감된 짙은 회색 화강석이 주재료로 사용되었다. 이는 바스투 원칙에서 금기시되는 완전한 검정을 피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인상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다. 전통을 존중하되, 이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현대적인 물성으로 재해석하려는 태도가 재료 선택 전반에 드러난다.

 

파사드는 맞춤 제작된 브래킷을 활용한 드라이 클딩 시스템으로 구성되었다. 이 시스템은 바스투 규정에 따라 건축선에서 최대 600mm까지 돌출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이에 따라 파사드는 굴곡지고 사선으로 깎이며 깊이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입체적 구성은 그늘과 그림자를 형성하고, 개구부를 보호하며, 실내로 유입되는 열을 완화하는 열적 완충 역할을 수행한다. 여기에 수직으로 배열된 목재 핀은 짙은 석재 표면에 촉각적인 대비를 더하고,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는 동시에 빛의 리듬을 조율한다. 햇빛이 이동함에 따라 파사드는 하루 동안 미묘하게 표정을 바꾼다.

 

House of Voids는 실체와 공백, 사적 영역과 공동의 삶, 전통과 현대 사이의 균형을 탐구한 주거 건축이다. 밀집된 도시 조건 속에서도 내부에 깊은 세계를 만들어내며, 규범을 제약이 아닌 설계의 재료로 전환한다. 이 주택은 바스투에 기반한 설계가 결코 단조로울 필요가 없음을 보여주며, 오래된 원칙이 오늘날의 건축 언어로 어떻게 다시 쓰일 수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건축가 스튜디오 어반 폼 앤 오브젝트(Studio Urban Form + Objects)
위치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비자야와다
용도 공동주택
연면적 743 ㎡ (8,000 sq ft)
대표건축가 Prachi Parekh, Vineet Vora
프로젝트건축가 Prachi Parekh, Vineet Vora
디자인팀 Prachi Parekh, Vineet Vora, Aishwarya Gaitonde
사진작가 Vivek Ead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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