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충과 공백으로 조직된 다층형 메종네트 주거 / 휴고 고노 아키텍트 어소시에이츠

 

생활 맥락과 주변 환경에 동시에 반응하는 다층 구조

총 11세대의 메종네트 유닛으로 구성된 이 주거 단지는, 중첩된 공간 시스템을 중심으로 계획되었다. 빛과 바람을 끌어들이는 ‘보이드 코어(Void Core)’, 주요 생활 공간인 ‘스페이스(Space)’, 계단과 복도 등으로 구성된 완충 영역인 ‘버퍼(Buffer)’, 그리고 이 모든 공간을 감싸는 외피로서의 ‘케이스(Case)’가 단계적으로 조직되어 있다.

대지는 철도 노선과 인접하고, 고밀도의 주거지 한가운데에 위치한다. 이에 따라 프라이버시 확보와 소음 저감은 물론, 충분한 채광과 환기를 동시에 해결해야 했다. 더불어, 획일적인 평면으로 반복되는 기존 임대주거의 한계를 넘어서, 거주자의 다양한 생활 방식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공간 구조를 목표로 했다. 이 주거 단지는 거주자가 스스로의 삶의 방식을 드러내면서도 ‘집에 산다’는 감각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제안한다.

설계의 핵심은 다양한 조건과 상황을 수용할 수 있는 사적인 주거 공간의 구축에 있다. 외부 환경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다층적 구성은 주거 공간에 깊이와 공간적 울림을 부여한다.

집합주거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는 세대 간의 물리적·심리적 근접성이다. 이 프로젝트는 이를 공간 구조를 통해 해소한다. 거실·다이닝·주방과 침실 같은 주요 생활 공간은 계단실, 수납 공간, 보조 공간 등으로 이루어진 버퍼에 의해 둘러싸여 외부와의 관계가 조절된다. 일부 지점에서는 생활 공간이 이 버퍼 영역으로 확장되며, 공간에 변주를 더하는 동시에 외부와의 느슨한 연결을 만들어낸다. 욕실과 같은 수공간은 세대 사이에 배치되어, 추가적인 완충층이자 프라이버시 확보 장치로 작동한다.

건물 중심에 위치한 보이드 코어는 빛과 바람을 내부로 유입시키며, 동시에 건축의 외형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다. 버퍼는 프라이버시 보호와 환경 성능 사이의 균형을 부드럽게 조율한다. 일반적으로 단순한 동선 요소로 취급되는 계단은 이곳에서 외부 환경의 영향을 완화하는 장치로 작동하며, 음향·채광·열환경의 질을 함께 개선한다. 반복적인 유닛 배치를 피함으로써, 거주자는 각자의 생활을 상상하고 구성할 여지를 얻고, 소유주 입장에서는 공간의 자산 가치 역시 강화된다.

건물은 두 개의 매스로 분절되어, 대지 안쪽까지 골목과 같은 통로를 끌어들인다. 이를 통해 일반적으로 폐쇄감을 느끼기 쉬운 중앙부 세대들 역시 외부 환경과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분절과 함께 1층과 상부층을 구분하는 캐노피는 건물의 규모감을 조절하며, 주변 저층 주거지에 과도한 압박을 주지 않는다.

3층을 포함하는 메종네트 세대에서 계단은 단순한 수직 연결을 넘어, 중간 지점에서 확장되며 별도의 부속 공간처럼 기능한다. 이는 주요 생활 공간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며, 외부에서는 돌출된 벽체들의 리듬으로 드러나 건물 전체에 가벼운 인상을 부여한다.

 

평면도

 

건축가 휴고 고노 아키텍트 어소시에이츠 (HUGO KOHNO ARCHITECT ASSOCIATES)
위치 일본, 도쿄 
용도 공동주택
프로젝트면적 196㎡
준공 2025
대표건축가 HUGO KOHNO
사진작가 Seiichi Ohsaw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