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싸는 공간, 감겨드는 빛, 대나무로 만든 건축 / 청충펑 디자인 스튜디오

 

Bamboo Cabin Plan : Sticky Rice Dumpling

대만의 예술가 Cheng Tsung FENG은 ‘음식을 싸는 전통적인 손짓’에서 출발해 이를 건축적 형태로 확장하는 실험을 이어왔다. 그의 프로젝트 〈Bamboo Cabin Plan〉은 대나무를 주요 재료로 삼아 작은 규모의 건축을 구현하는 작업이며, 그 첫 번째 작품인〈Sticky Rice Dumpling〉은 난터우의 루구 향 대나무 숲 등산로에 자리한다. 이 구조물은 숲을 지나는 이들에게 잠시 쉬어갈 그늘을 제공하는 일종의 작은 휴식 쉼터다.

건축가는 찹쌀주먹밥을 싸는 손동작 (두 장의 대나무 잎을 손바닥에 포개고 속재료를 올린 뒤, 손의 곡선과 무게에 따라 잎이 자연스레 감기며 하나의 볼륨이 형성되는 순간)에서 형태의 원형을 찾았다. 이 ‘감싸는 제스처’가 대나무 캐빈의 전체적인 곡면과 공간적 인상을 규정한다.

그는 수십 개의 대나무 스트립을 평행하게 배열한 뒤, 각각을 길게 휘어 하나의 감싸는 공간을 만들었다. 중심부 일부를 살짝 들어올려 작은 창을 만들었고, 바닥은 띄운 목재 데크로 구성해 구조체와 지면 사이에 그림자와 틈을 만들어 가벼운 인상을 준다. 이 데크는 잠시 걸터앉거나 누워 쉬고, 도시락을 먹으며 머무는 장소로 기능한다.

지붕에는 장인이 수작업으로 만든 두 장의 호박색 방수 패널을 올렸다. 표면에 새겨진 특별한 텍스처가 빛을 부드럽게 확산시키며, 내부에는 마치 찹쌀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하고 기름진 빛이 번진다. 작은 규모지만 매우 감각적인 재료 경험을 제공하는 디테일이다.

건축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음식을 감싸는 손’과 ‘공간을 감싸는 구조’를 하나의 개념으로 연결한다. 이 대나무 캐빈은 그저 작은 쉼터가 아니라, 숲 속에 놓인 하나의 거대한 찹쌀주먹밥처럼 느껴지는 장소다. 방문자는 대나무 잎 속에 몸을 맡긴 듯한 경험 속에서 식문화의 기억, 자연 재료의 감각, 그리고 머무름의 시간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건축가 청충펑 디자인 스튜디오 (Cheng Tsung FENG Design Studio)
위치 대만, 난터우, 루구, 모소 대나무숲
용도 파빌리온
프로젝트면적 12㎡ 
준공 2025
대표건축가 Cheng Tsung FENG
디자인팀 Chan Wei HSU, Chong Sheng HSU
구조엔지니어 Hsiang Ye Engineering Counsaltant
조명디자인 Oude Light
조명엔지니어 Beamtec Lighting
발주자 Department of Agriculture, Nantou County Government
사진작가 FIXER Photographic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