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und About Baths
끝없이 원을 그리며 춤추는 자동차들, 접근할 수 없는 원형 공간을 도시 곳곳에 새기며 의미를 찾는다. 그렇다면 로터리, 그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Roundabout Bath는 무자비한 교통 한가운데 갇혀 있던 차갑고 비인간적인 분수를, 친밀하고 공동체적인 경험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임시 공중목욕탕이다. 옷을 벗은 몸들이 물에서 만나 교류하는 장소다.
19세기 노동자 계급을 위한 공중 위생 운동의 자랑이었던 도시 공중목욕탕들은 차츰 문을 닫았고, 그 자리를 개인적이고 상업적인 ‘웰니스 센터’가 차지했다. 이는 우리 시대의 거울과도 같다.
이 프로젝트는 탈의실, 증기탕, 냉수 분수대가 결합된 구조로, 도심 한가운데서도 사적인 휴식을 제공한다. 자동차가 지배하는 도시 환경 속 숨겨진 가능성을 드러내며, 길가 시설을 해킹해 잊힌 공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안한다.
목욕 공간의 높은 벽은 규칙적인 목재 구조체에 가공하지 않은 목재 패널을 덧대어 임시로 세운 것이다. 이 패널들은 축제가 끝난 뒤 다른 쓰임을 찾아 두 번째 삶을 이어가지만, 분수대 자체는 다시 무용지물로 돌아가고 만다. 결국 기억과 새로운 공공공간의 비전만이 남을 것이다. 쉼 없이 움직이는 원의 심장에서, 부재가 만든 공간은 다시 잊히고, 분수는 어둠 속에서 은빛 물줄기를 흘려보낼 것이다.
건축가 르오폴드 반치니 아키텍츠 (Leopold Banchini Architects)
위치 스페인, 로그로뇨, 콩센트리코 2025
준공 2025
대표건축가 Leopold Banchini
사진작가 Gregori Civ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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