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팔로마 카니사레스는 다년간의 연구 끝에 ‘강화 섬유(Armed Fabrics)’를 주제로 한 두 번째 실험적 연구를 선보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길이 6m의 단일 강화 패브릭 시트를 사용해 실제 크기의 텐트를 제작한 것으로, 가볍고 슬림하면서도 견고하고, 적층 및 운반이 용이하며 방수 성능을 갖춘 새로운 건축 방식을 제시했다. 이 하나의 구성 요소는 기둥, 보, 기초, 바닥판, 혹은 슬래브 등 다양한 건축 구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패브릭은 섬유가 짜이거나 엮여 형성된 유연한 재료이다. 실의 짜임 방식에 따라 강도, 탄성, 유연성 등이 결정된다. 이 구조가 강화(rigidized)될 경우, 기존의 직물은 극도로 얇고 가벼운 건축 재료로 전환된다. 이러한 강화 직물을 프리패브리케이션(prefabrication) 시스템의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구조용 프로파일(profile)로 활용할 수 있다. 재료의 슬림함과 경량성을 유지하기 위해, 프로파일은 지지면을 넓히고 안정성을 확보하는 접힘(folding) 구조로 설계된다. 적절한 섬유 직물과 강화 소재를 조합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접음으로써 강도와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 건축 요소를 제작할 수 있다.

 

배경 — Silk Pavilion에서의 출발

이 연구는 2023년 스페인 로그로뇨에서 열린 Concéntrico 국제 건축·디자인 페스티벌에서 공개된 ‘실크 파빌리온(Silk Pavilion)’에서 출발했다. 12개의 삼각형 프로파일(각 8.4m)로 구성된 별 모양의 구조물로, 거대한 속이 빈 슈퍼 컬럼이자 외피 역할을 했다.

이 프로젝트는 구조적 실험을 넘어, 빛·식생·아랍 문화유산과의 맥락적 대화를 시도한 건축적 개입이었다. ‘실크’라는, 본래 패션과 장식에 쓰이던 재료를 구조적 맥락에 도입함으로써 재료의 고유한 가능성을 맥락 밖으로 끌어낸 선택이었다.

 

The Profile — 하나의 프로파일로 짓는 건축

“하나의 강화 섬유 프로파일로, 전체 건축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을까?”

이 아이디어는 ‘실크 파빌리온’ 이전부터 진행된 연구의 핵심이었다. 이번 프로파일은 현대 건설 프로세스와 결합 가능한 기술적 정밀도를 지닌 요소로 발전했다. 전시를 위해 개발된 프로파일은 길이 6m, 폭 50cm, 높이 25cm로, 실크 대신 유리섬유 직물(fiberglass)을 사용했다. 유리섬유는 강도·경량성·내구성·유연성·단열 및 절연 성능이 우수해, 건축 재료로서 탁월한 기술적 성능을 보여준다. 강화는 다양한 직조 구조를 가진 섬유층과 건축용 수지를 결합하여 이루어졌다.

또한, 45도 절단면, 알루미늄 보강 바, 맞춤 연결 피스로 구성된 조인트 시스템을 개발해, 기초–기둥, 기둥–보, 보–바닥 등 다양한 조합을 가능하게 했다. 이를 통해 높은 적응성과 재조합이 가능한 구조 시스템을 구현했다.

새로운 건축의 가능성

팔로마 카니사레스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하나의 강화 섬유 프로파일만으로도 완전한 건축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연구는 경량성, 자원 효율, 재료 혁신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건축 방법론의 가능성을 열었다. ‘Armed Fabrics’는 단일 재료와 최소한의 요소로, 건축의 미래적 언어를 탐구하는 실험이다.

 

프로파일 다이어그램
텐트 다이어그램
멀티 레벨 다이어그램

 

건축가 팔로마 카니사레스 오피스 (Paloma Cañizares Office)
용도 파빌리온
대표건축가  Paloma Cañizares
사진작가  Asier R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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