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프로젝트는 단독주택지 안쪽에 자리한 깃대형 대지(Flagpole Lot) 위 기존 주택을 재구성한 작업이다. 건축 가능한 영역은 아파트와 단독주택이 빽빽하게 둘러싸고 있어, 빛과 프라이버시를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주어졌다.

건축가는 식물 키우기를 취미로 둔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따라, 선룸을 중심으로 집 전체에 자연광을 유입할 수 있는 계획을 고민했다. 주변 시선으로부터의 보호를 위해 개구부는 최소화하되, 하늘창과 하이사이드 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빛을 끌어들이는 전략이 채택되었다.

또한 클라이언트는 자동차 애호가로, 깃대형 대지의 ‘폴(pole)’ 부분을 통해 차량 진입이 가능해야 했다. 이에 건축가는 옥외 주차장과 셔터형 실내 차고, 그리고 욕실을 1층에 배치해 차량 동선과 생활 동선을 명확히 분리했다.

좁은 도로에서의 가시성, 우천 시 접근성, 2층 채광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계는 2층 매스를 사선으로 기울여 외부로 캔틸레버 형태로 돌출시키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로써 1층과 2층 사이에 가늘게 틈을 만들고, 그 틈으로 바람과 빛을 집 내부로 자연스럽게 들여올 수 있게 되었다.

외장재는 회색 사이딩을 기본으로 하고, 사선 벽에는 실버 톤의 주름 패널을 적용해 폴 대지 위에 가볍게 떠 있는 듯한 인상을 부여했다.

실내는 사선 벽에서 반사되는 빛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밝은 톤을 중심으로 계획했다. 사선 벽과 구분되는 면들은 회색으로 마감해, 공간 전체가 단조롭지 않도록 깊이를 부여한다.

2층 LDK에는 사선 벽을 따라 벤치를 설치했는데, 건축가는 기대었을 때 편안한 각도를 만들기 위해 벽의 기울기를 세밀하게 조정했다. 이 벤치는 거실에서 선룸과 주방으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동선을 만들면서도, 식물을 놓거나 수조를 배치하고, 책을 꽂고, 앉거나 누울 수 있는 활용도 높은 요소로 기능한다.

충분한 크기의 LDK를 중심으로, 가족 구성원은 계절과 기분에 따라 머무는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유연한 공간 경험을 갖게 된다. 밀집 주거지 속에서도 빛·프라이버시·동선을 세심하게 조율해 완성된 주택이다.

 

 

건축가 후지와라무로 아키텍츠(FujiwaraMuro Architects)
위치 일본, 오사
용도 단독주택
프로젝트면적 67㎡
준공 2025
대표건축가 Shintaro Fujiwara, Yoshio Muro
사진작가 Katsuya Taira(studioR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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