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건축이 맞물린 공간의 주름 / 카바예로 콜론

 

캔 투도 (Can Tudó)는 파게라 만을 내려다보는 가파른 경사지에 자리한다. 소나무 숲 사이로 펼쳐지는 절경을 향해 열린 이 주택은, 하나의 접힌 종이 한 장으로부터 공간 전체를 생성한다는 규칙적이면서도 유희적인 실험으로 구상되었다. 지붕, 벽, 실내외 바닥 모두 이 한 장의 ‘접힌 시트’로 구성된다.

이 접힌 시트가 완성된 뒤, 그 위에 천장부터 바닥까지 이어지는 프레임리스 유리, 분리된 문, 그리고 독립된 가구처럼 보이는 작은 구조체들이 배치되어 각각의 기능을 담는다. 이 단일한 구성 원리는 실내와 실외, 자연과 건축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며, 남측 유리 벽면의 틈과 안뜰로 자연을 내부로 끌어들인다. 이로써 식물들은 벽의 역할을 대신하며, 가지와 잎, 꽃이 얽히며 공간 사이를 투과하는 시각적 레이어를 만든다.

이 접힌 시트 위에는 옷장, 세면대, 욕조, 샤워실, 벽난로, 화분 등 다양한 기능 요소들이 자유로운 가구 조각처럼 배치된다. 이를 통해 거주자는 집의 어느 위치에서도 파게라 만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이 요소들의 재료는 모두 섬의 전통적 건축 언어와 조화를 이루도록 신중히 선정되었다.

겉으로는 즉흥적으로 보이지만, 이 주택은 복잡성과 유희성, 그리고 감각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설계의 결과물이다. 건축가는 완성 이후, 이 집의 거주자들이 스스로의 방식으로 새로운 ‘용도와 놀이’를 발견하길 기대한다.

 

배치도

1층 평면도

2층 평면도

단면도

 

건축가 카바예로 콜론 (Caballero Colón)
위치 스페인, 마요르카, 파게라
용도 단독주택
규모 지하 1층, 지상 2층
준공 2024
발주자 Promotoras Europeas SL
사진작가 Luis Díaz Dí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