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건물은 한국전쟁 직전인 1949(己丑年)에 지어진 단독주택으로, 이후 여러 차례의 부분적 증축과 임시적 수선을 거쳐 현재의 형태에 이르렀다. 건축 연도는 대들보에 새겨진 상량문을 통해 확인되었으며, 3미터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스팬조차 온전한 목재 대신 문틀을 이어 붙여 해결한 구조는 당시 서울 건축 현실의 일면을 보여준다.

1963년에는 마당 일부를 메워 2층 규모의 연와조 건물이 증축되었다. 각 층마다 독립된 주방과 화장실이 배치된 점으로 보아,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계획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건물은 체계적인 유지 관리 없이 임시방편적인 수선만 반복하며 도심의 경제적 현실 속에서 겨우 유지되어 왔다. 방수가 불완전해 손상된 지붕, 습기로 훼손된 벽체, 기울어진 기둥과 보, 불안정한 계단 등은 단순한 노후화가 아니라 시급한 보수가 필요한 상태였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클라이언트는 제한된 예산 안에서 건물을 에어비앤비용 숙소로 활용하고자 의뢰했고, 우리는 필수적인 수선과 공간 재구성 그 자체를 디자인의 본질로 삼는 방식을 제안했다.

설계는 외부에서 시작되었다. 불법 증축된 2층 일부를 철거해 새로운 테라스를 조성했고, 구조적 안정성이 부족했던 기존 계단은 금속으로 보강하고 단 폭을 넓혀 안정성과 공간감을 동시에 확보했다. 2층 테라스와 마당의 바닥은 먹색 그래뉼로 마감하고, 계단과 테라스 난간 역시 두꺼운 먹색 강판으로 구성해 절제된 질감과 무게감을 더했다. 외벽의 균열은 메쉬와 그래뉼 마감으로 보수해 내구성과 미관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러한 일련의 개입은 외부 공간의 흐름을 새롭게 조직하고 마당과 테라스 사이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작업이었다.

내부 개입은 기존 공간의 분위기와 건축적 특성을 최대한 존중하며 최소화했다. 기존 천장의 석고보드를 철거해 노출된 목재널은 그대로 유지하고, 외부 지붕은 금속 기와로 재시공해 구조적 내구성을 확보했다. 구조 보강을 위한 금속 기둥 대부분은 단열벽 안에 숨겼으나, 출입구 주변 일부는 의도적으로 노출해 건물이 오랜 시간 덧대어지고 고쳐 쓰여 온 과정을 암시했다. 손상된 흙벽은 가능한 한 보존하고 부분적으로만 보수했으며, 조명은 벽체 내부에 최대한 매입해 건물이 가진 고유의 정서와 공간감을 유지했다.

본래 안방으로 사용되던 공간은 벽체 일부를 철거해 증축된 연와조 건물과 연결하여 하나의 거실로 재구성했다. 거실과 주방은 목재 합판으로 마감하고, 침실은 흰색 석고보드로 마감해 공간별로 뚜렷한 분위기 차이를 주었다. 철거 과정에서 드러난 보 하부의 오래된 벽지 문양은 1970년대의 정서를 담고 있었으며, 이를 팬던트 조명의 디자인 모티브로 재해석해 거실 테이블 위에 설치했다. 이는 후암 1949 프로젝트에서 우리가 필수 수선 범위를 넘어 제안한 유일한 디자인적 개입이었다.

 

 

 

건축가 내러티브 아키텍츠 (Narrative Architects)
위치 서울시 용산구
용도 단독주택
프로젝트면적 73㎡
준공 2024
대표건축가  Sihong Kim, Namin Hwang
사진작가  Yongsung Kim, Narrative Archit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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