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Pool
리베레츠의 고급 빌라 지구 리도베 사디(Lidové sady) 인근, 두 개의 개울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한 이곳은 오랜 수영의 전통을 지닌 장소이다. 차갑고 투명한 물로 유명한 이곳은, 백 년 된 가문비나무 아래 숨어 있는 아름다움으로 ‘숲속 수영장(Lesní koupaliště)’이라 불린다. 몇 해 전 우리는 이 부지를 시로부터 임대해 새 편의시설 건물을 짓기로 결정했다. 지금 나는 새하얀 건물이 숲의 가장자리를 따라 레이스처럼 놓인 풍경을 바라보며, 모든 과정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Construction
우리가 숲속 수영장을 관리하기 시작했을 때, 자금은 전무했다. 그래서 개선의 방법은 자원봉사뿐이었다. 우리는 드릴과 톱을 들고 직접 일을 시작했다. 합판과 목재로 임시 가구를 제작해 매점을 정비했고, 하얀색으로 칠한 외관 위에 ‘beer–soda’와 하트 모양의 간판을 달았다. 이 상징은 이후 공간 변화를 대표하게 되었다. 동시에 설계안을 마련하고 예산 확보를 추진했다. 예산의 상당 부분은 시의 참여예산제에서, 나머지는 개인 기부에서 마련되었다.
2022년 5월 건축 허가가 승인되었고, 첫 자금은 기초 보수와 폐수 처리 시스템에 사용되었다. 1년 뒤 주 구조물 공사가 시작되었지만 자금은 거의 바닥이었다. 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부분을 자력으로 해결했고, 개인 기부자의 도움을 받아 시로부터 일회성 재정 지원을 확보했다. 덕분에 2025년 봄에는 건물이 완공되어 리베레츠 시민을 위한 새로운 공공 수영장이 문을 열게 되었다.
Architecture
새 건물은 과도한 공공 예산의 결과물이 아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시민 주도의 공공시설을 실현한 사례이다. 우리의 기여는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프로젝트 기획과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참여였다. 설계는 시공의 용이성과 단계적 진행, 비용 효율성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콘크리트 슬래브의 두 높이를 따라 배치된 목구조는 건물의 핵심 기능 공간을 형성했다. CLT 패널과 경량 목조 프레임 시스템을 결합해 창고, 화장실, 사우나, 라운지, 비스트로를 구성했다. 강철 지붕은 비와 햇빛을 모두 가리는 우산이자 파라솔의 역할을 하며, 그 아래에는 샤워실, 탈의실, 사물함이 배치되었다.
History
숲속 수영장의 기록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당시 ‘루퍼스도르프 야외수영장(Waldbad in Ruppersdorf)’ 협회가 1934년 목욕 시설 설치를 신청한 데서 시작되었다. 1937년부터 1940년 사이, 프라이비슈 & 라인엘트(Preibisch & Reinelt)와 조경가 요제프 페셸(Josef Peschel)이 시공을 맡았다. 전쟁 중에는 군사 훈련장으로 쓰이면서도 시민의 휴식 공간 역할을 이어갔다.
전후에는 진입로, 주차장, 탈의실, 식당 등이 추가되었고, 당시 시설은 지금과 반대편 도로가에 위치했다. 이후 2010년 화재로 사라진 건물이 20년 뒤 지어졌고, 그 위쪽에는 온수 탱크와 어린이용 얕은 수영장이 있었다. 2007년 이후 폐쇄된 이 지역은 2016년 복원 사업이 시작되며 수영장 재건과 조경 정비를 거쳐 2018년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나 첫 두 해의 극심한 가뭄으로 수질과 수량이 악화되었다.
2020년 봄, 뮐크 아르키텍티(Mjölk architekti)가 설립한 협회 ‘Lesní koupaliště’가 운영을 맡으며 새로운 장이 열렸다. 이후 사계절 이용 가능한 사우나와 필수 편의시설이 추가되었고, 어린이 물놀이장, 계단형 관람석, 스포츠 시설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건축가 뮐크 아르키텍티 (Mjölk architekti)
위치 체코, 리베레츠, 우 코우팔리슈테 29
용도 수영장
연면적 320㎡
규모 지상 1층
준공 2025
대표건축가 Jan Vondrák, Jan Mach
시공 Milan Šulc [REAL engineering]
발주자 The City of Liberec, Městské lesy Liberec
사진작가 BoysPlayN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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