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bin Fever 2025

 

빛과 관계의 건축을 실험하다: 헬로우드 ‘캐빈 피버 2025’

캐빈 피버(Cabin Fever)는 헝가리 건축 스튜디오 헬로우드(Hello Wood)가 2010년 시작한 국제 여름 학교이자 페스티벌이다. 디자인-빌드 방식과 공동체 중심, 지속가능한 프로젝트로 잘 알려진 헬로우드는 지난 15년간 손으로 직접 짓는 교육과 사회적 건축 실천을 결합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해 왔다. VELUX의 후원으로 진행된 2025년 캐빈 피버는 ‘빛과 공간이 인간의 경험을 어떻게 형성하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에 두고, 존재감·친밀감·연결이라는 건축의 본질적 가치를 다시 바라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는 과도하게 자극적인 환경 속에서, 책임감 있게 설계된 공간과 ‘빛’을 통해 의미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하는 VELUX와 헬로우드의 공통된 신념에서 출발한 협업이었다.

 

2025년의 개념, 장소, 그리고 사람들

2025년 7월 23일부터 31일까지, 캐빈 피버는 체코 체스카 카메니체(Česká Kamenice)에서 열렸다. 행사가 열린 장소는 과거 섬유 공장이자 전쟁 중 강제 노동 수용소였던 부지로, 기억의 무게와 변화의 가능성을 동시에 품은 공간이다.
올해의 주제는 ‘퀄리티 타임 – 서로에 대한 연결(Quality Time – Connection to Each Other)’이었다. 참가자들은 디자인이 사람과 사람,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장소와의 관계를 어떻게 강화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도록 초대받았다.

전 세계에서 모인 학생들과 신진 디자이너들은 아서 마무-마니(Arthur Mamou-Mani, 영국), 제프리 에버를레 / 엔트로픽(Geoffrey Eberle / Entropic, 스페인), 묄크 아르시텍티(Mjölk architekti, 체코), 그리고 헬로우드(헝가리)와 같은 국제적인 스튜디오들과 협업하며 캐빈과 임시 구조물을 직접 설계·시공했다. 또한 국제 오픈콜을 통해 선정된 세 개의 설치 작품도 현장에서 실현되었다.

 

헬로우드는 어떻게 체스카 카메니체에 도착했는가

헬로우드의 여정은 헝가리의 거의 버려진 농촌 지역 초롬푀를데(Csóromfölde)에서 시작됐다. 한때 귀족 영지였던 이 마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주민들이 떠나며 방치된 곳이었다. 헬로우드는 3년에 걸친 ‘프로젝트 빌리지(Project Village)’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의 학생, 교수, 건축가들을 모아 디자인과 건축이 인구 감소 지역에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이후 아르헨티나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유사한 국제 프로그램을 진행한 헬로우드는, 유럽 안에서 이 모델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장소를 찾게 된다. 단순히 구조물을 세우는 것을 넘어, 건축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대화가 지속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비전은 공간·빛·삶의 경험 간의 관계를 중시하며 건축을 사회적 실천으로 바라보는 VELUX의 철학과 자연스럽게 맞닿았다.

체코에서 이전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건축가 네트워크, 특히 묄크 아르시텍티의 연결을 통해 헬로우드는 체스카 카메니체와 인연을 맺게 된다. 겹겹이 쌓인 역사, 풍부한 자연 환경, 그리고 지역 재생에 대한 도시의 의지가 이 공동의 미션을 실현하기에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축제를 넘어, 생태계로

오픈콜을 통해 새로운 건축가들이 합류하며, 헬로우드는 3년간 매 여름 체스카 카메니체를 다시 찾는 장기 프로그램을 구상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의 목표는 건축물을 짓는 데에만 있지 않다. 건축, 사람, 환경 사이에 지속적인 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있다. 캐빈 피버는 더 이상 단순한 페스티벌이나 워크숍이 아니다. 협업과 학습, 그리고 건축이 강력한 사회적 행위가 될 수 있다는 믿음 위에 구축된, 점차 확장되는 하나의 생태계다.

 

 

 

건축가 헬로우드(hellowood)
위치 체코, 체스카 카메니체 (Česká Kamenice)
용도 파빌리온
준공 20255
사진작가 BoysPlayN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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