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BIN IN WOODS
터키 페르가몬의 코작 고원, 오래된 포도밭이 펼쳐지는 언덕 위에 자리한 ‘Cabin in Woods’는 단기 임대를 위해 설계된 소규모 산막이다. 주변 환경을 가능한 한 훼손하지 않기 위해 기존의 건식 석축 위에 구조를 얹는 방식으로 지형에 개입을 최소화했고, 동시에 강철 프레임과 금속 외피를 사용해 자연환경과 의도적으로 대비되는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산막의 중심에는 지형을 따라 낮춰 설계한 ‘대화용 선큰 공간(conversation pit)’이 있다. 이는 땅속으로 파고든 현대적 아트리움과도 같아, 방문객이 불을 중심으로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공간을 다양한 시점에서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습식공간과 보조 기능들은 이 선큰 코어 주변으로 부속되며, 내부에 설치된 메자닌이 수면 공간과 작업 공간을 자연스럽게 구분한다.
외피에는 가로로 길게 절개된 개구부가 자리해 주변 풍경을 파노라마처럼 담아내며 외부와의 시각적 관계를 형성한다. 또 다른 입면의 돌출된 창들은 마치 숲을 응시하는 ‘눈’처럼 작동하며 내부와 외부 사이의 조형적 매개체 역할을 한다.
기초는 기존 지형의 불규칙한 석축을 보강해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한 방식으로 완성됐다. 그 위에 얹히는 구조 시스템—강철 프레임과 코르텐 강판 패널—은 모두 공장에서 제작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설치되었다. 이러한 방식은 땅과 맞닿는 기단부가 지형의 연속처럼 느껴지도록 하고, 반대로 상부의 금속 쉘은 마치 땅에서 살짝 떠 있는 텐트처럼 가벼운 긴장감을 형성한다.
결국 이 산막의 정체성은 ‘땅에 닿는 구조’와 ‘땅에서 분리된 구조’라는 두 상반된 구조적 태도의 대비에서 비롯된다. 재료, 시공 방식, 제작 과정, 그리고 ‘지역성’과 ‘비지역성’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이 숲속 산막의 고유한 분위기를 결정한다.






































건축가 에디즈 데미렐 (Ediz Demirel)
위치 터키, 이즈미르, 페르가몬, 코작
용도 단독주택
프로젝트면적 36㎡
규모 지상 1층
준공 2025
대표건축가 Ediz Demirel
사진작가 Egemen Karakaya
'Architecture Project > Single Family'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흙빛의 매스와 유리 파빌리온으로 만드는 주택 / 아키텍트 산티아고 베르토티 (0) | 2025.12.05 |
|---|---|
| 지붕의 직선과 곡선으로 만드는 다층적 주택 / 위안쉬완 아키텍트 앤 어소시에이츠 (0) | 2025.12.03 |
| 돌·빛·물 위에 놓인 ‘머무름’의 주택 / 23 디그리스 디자인 쉬프트 (0) | 2025.12.02 |
| 시간을 품은 집 / 지상 스페이스 디자인 (0) | 2025.12.01 |
| 중정으로 삶을 구성하는 지중해형 주거 실험 / 투보 아키텍투라 (0) | 2025.11.28 |
마실와이드 | 등록번호 : 서울, 아03630 | 등록일자 : 2015년 03월 11일 | 마실와이드 | 발행ㆍ편집인 : 김명규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지희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8길 45-8 1층 | 발행일자 : 매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