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E LA DA NANG

현대성과 지역성이 자연스럽게 맞닿는 곳, ‘페라 다낭’은 응우옌반린 거리의 강한 흐름 속에서도 고요한 리듬을 만들어내는 공간이다. 건축가는 이곳을 단순한 티하우스가 아닌, 자연의 질서와 시간이 머무는 장소로 상정하며 설계를 시작했다.

페라의 건축적 언어는 두 가지 요소에서 출발한다. 하나는 중부 고원의 포무(Pomu) 목재 지붕, 다른 하나는 바다의 완만한 파동이다. 두 형상이 만나면서 건물은 부드러운 곡선을 기본 모티브로 삼고, 1층의 아늑한 공간과 2층의 열린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흐름의 구조’를 만든다.

건축가는 빛을 단순한 조명 요소가 아닌 공간을 조각하는 재료로 다뤘다. 슬릿 형태의 창과 얇게 꿰어진 채광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은 내부에서 외부로, 외부에서 내부로 시선을 확장시키며 공간의 깊이를 만든다.

재료의 선택은 절제되고 감각적이다. 발 아래의 타잉호아 석재, 부드러운 촉감의 흙다짐 벽, 은은히 퍼지는 포무 목재 향, 라탄 조명의 따스한 결이 함께 어우러져 ‘차를 마시는 경험’을 감각 전체로 확장시킨다. 목재와 강철 가구의 대비는 공간에 긴장감을 주지만, 전체 분위기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정리된다.

전통 요소의 재해석도 눈에 띈다. 베트남 건축에서 익숙한 베란다와 연못은 이곳에서 보다 절제된 형태로 다듬어졌다. 전면부의 잔잔한 반사 수면은 열기를 식히는 기능뿐 아니라 도시에서 건물로 넘어가는 경계를 상징적으로 만든다. 작은 쉼표처럼, 실내로 들어가기 전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게 한다.

밤이 되면 빛은 다시 공간의 주인공이 된다. 은은한 LED 조명이 흙다짐 벽의 결을 드러내고, 나뭇결과 라탄의 짜임을 돋보이게 하면서 건물을 하나의 조용한 풍경처럼 만든다. 야외석은 녹지와 자연 소재로 둘러싸여 트로피컬 특유의 여유로운 공기를 품는다.

페라 다낭은 단순한 티하우스를 넘어, 현대 도시 속에서 ‘단순함의 본질’로 돌아가도록 만드는 장소이다. 하루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차와 빛, 바람, 재료가 만든 감각의 층위를 천천히 경험하게 하는 공간이다.

 

배치도
1층 평면도
지붕층 평면도
단면도-1
단면도-2
단면도-3

 

 

건축가 6717스튜디오(6717studio)
위치 베트남, 다낭, 하이쩌우, 응우옌반린 거리 35–41번지
연면적 300㎡ 
준공 2023
대표건축가 Le Viet Hoi
사진작가 Hiroyuki O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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