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을 읽는 건축, 경사와 숲을 품은 목구조 단독주택 / 3에이이

 

Villa Above the Water

작은 마을 가장자리에 자리한 이 단독주택은, 시간이 지나며 변할 풍경을 미리 읽어낸 설계 전략에서 출발한다. 설계 당시 대지는 야생화가 자라는 초지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건축가는 머지않아 이 풍경이 개발될 것이라 판단했다. 이에 집의 주요 시선을 외부 경관이 아닌 정원과 숲을 향하도록 계획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자기만의 세계’를 지켜내는 구조를 만들었다.

건물은 ㄱ자 배치로, 완만한 경사를 자연스럽게 흡수하며 구성된다. 도로 측에서는 낮고 폐쇄적인 인상을 주어 주변 마을과 조화를 이루고 사생활을 보호하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반대로 정원과 깊게 연결되는 열린 공간이 펼쳐진다. 경사지 위에 조성된 테라스형 정원은 숲으로 이어지며, 실내의 연장선처럼 작동한다.

정원의 중심에는 수영 연못(schwimmteich)이 자리한다. 거실과 이어지는 목재 데크와 맞닿아 집의 일상 풍경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두 개의 대형 슬라이딩 포털(HS 포털)이 실내외의 경계를 지우며 거실–테라스–정원이 하나의 연속된 생활 장면을 완성한다.

실내는 약 250㎡ 규모로, 다섯 개의 생활 공간과 두 개의 욕실, 드레스룸, 그리고 거실·주방·식당이 통합된 중심 공간으로 이루어진다. 집의 주축이 되는 긴 복도는 양측에 책장을 두어 모든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수평적 척추’의 역할을 한다.

구조는 대면적 집성목 패널을 사용해 높은 강성과 단열 성능을 확보했고, 외장은 서서히 은은하게 변색되는 Thermowood를 사용해 주변 녹지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단면 녹화 지붕은 열 환경을 완화하며 집을 지형 속에 스며들도록 만든다.

운영 효율성과 지속가능성 역시 중요한 축이다. 바닥 난방과 벽난로, 히트펌프 급탕 시스템, 지붕 위의 태양광 패널, 빗물 저장조 등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에너지 자립성을 높인다. 투습 구조, 재활용 재료 사용, 습도 센서 설치 등은 장기적인 구조 안전성까지 고려한 부분이다. 시공은 3AE가 전체 공정을 총괄했다.

이 집은 과시하기보다 ‘자리 잡기’를 택한다. 풍경과 삶, 빛이 중심이 되는 주거 철학이 녹아 있는 집이다.

 

 

 

배치도

1층 평면도

단면도-1

단면도-2

입면도-1

입면도-2

입면도-3

입면도-4

 

 

건축가 3에이이(3AE)
위치 체코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2,865㎡
건축면적 335㎡ 
연면적 244㎡ 
규모 지상 1층
준공 2023
사진작가 Petr Polá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