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하늘을 담은 원형의 성소 / 루벤 발데스 프랙티스

 

Rubén Valdez Practice

이 공간은 종교적 상징을 배제한 채, 멕시코 남부 바하칼리포르니아 사막의 풍경과 하늘과 깊이 대화하는 의식 공간이다.
둥근 형태의 건축물은 사막 지형 속에 반쯤 묻혀 있으며, 이는 주변 대지와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바닥의 맨흙과 열린 천장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땅과 우주를 연결하는 초월적 감각을 경험하게 한다.

원형 구조는 주변의 산세와 하늘을 프레이밍하도록 세심하게 설계되었다. 반원형 개구부는 먼 산맥의 풍경을 시각적으로 끌어들이고, 벽으로 둘러싸인 상부의 원형 틈은 하늘의 변화를 담아낸다. 건물은 동서축을 따라 배치되어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시간의 흐름과 사막의 빛의 변주를 공간 안에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출입구는 내부 축에서 45도 비켜 나 있는 단일 진입로를 통해 구성되어,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점진적으로 시야가 열리며 고요한 몰입감을 형성한다. 실내는 장식을 최소화하고, 중앙에는 멕시코 전통문화에서 ‘영적 성찰과 점(占)’의 도구로 사용되던 오브시디언(흑요석) 거울을 본떠 만든 하나의 매끈한 거울이 놓였다. 이 거울은 공간의 중심이자 상징적 매개체로, 방문자가 자신과 자연, 그리고 하늘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하는 장치다.

이 의식 공간은 건축의 형태와 재료, 빛의 방향을 통해 신성함을 초월한 명상적 경험을 제공하며,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 존재함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건축가 루벤 발데스 프랙티스 (Rubén Valdez Practice)
위치 멕시코, 토도스산토스
건축면적 185㎡ 
준공 2024
프로젝트건축가 Federico Serna Giraldo
조경 Luis Guisar
발주자 Paradero hotels
사진작가 César Béj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