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 위의 성소, 공동체와 이어진 사원 / 아빈 디자인 스튜디오

 

Ganga Leheri Temple

갠지스강 유역, 서벵골 라이착(Raichak)에 위치한 강가 레헤리 사원(Ganga Leheri Temple)은 영성과 공동체의 만남을 건축적으로 풀어낸 공간이다. 지역 벽돌로 지어진 이 사원은 인근 벽돌 가마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되었으며, 주변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지역의 문화적, 영적 정체성을 드러낸다.

사원의 접근은 단순한 진입이 아닌, 하나의 여정으로 기획되었다. 굽이진 산책로는 관찰과 집중을 유도하며, 일상의 리듬에서 벗어나 사색과 준비의 시간을 제공한다. 이 길은 방문자가 사원에 도달하기 전, 자연과 공간, 감정과 접속하도록 돕는다.

사원은 높은 기단 위에 자리하며, 만다파(mandapa)로 이어지는 다리가 갠지스강과의 관계를 매개한다. 만조 시에는 강물이 기단 가까이까지 차오르며, 신성한 공간과 자연의 리듬이 접촉하는 상징적 장면이 연출된다. 이는 곧 '강가 레헤리(강의 물결)'라는 이름의 의미이자, 사원의 핵심 개념이 된다.

설계의 중심에는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유틸리티 블록이 있다. 방문자는 좁고 어두운 포털을 지나 넓고 밝은 공간으로 들어서며, 공간 간의 극적인 전환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흐름은 단지 동선의 기능을 넘어, 감각의 각성과 내면적 전이를 유도한다. 여정은 점차 사원의 중심인 **코벨 구조의 벽돌 시카라(shikhara)**로 이어지며, 신성과 일상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허문다.

가르바그리하(garbhagriha, 내진)와 만다파 사이에 배치된 천창은 성역에 자연광을 유입시켜, 내부 공간에 고요하고 경건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만다파의 기둥들은 시카라의 축소판 형태로 반복되어 공간 전체에 조화로운 건축 언어를 부여하며, 기둥 사이 검은 돌의 감실에는 신상과 디야 램프가 배치되어 신성한 분위기를 강화한다.

사원 천장에는 강가의 기원과 생애 순환을 서사적으로 표현한 부조 문양이 새겨져 있다. 이는 인생의 네 가지 목표인 카르마, 다르마, 카마, 목샤를 상기시키며, 방문자가 만다파를 따라 프라닥시나(우회 예배)를 행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내면의 성찰로 이어지도록 돕는다.

개방형 구조로 구성된 사원은 다양한 기능을 수용한다. 축제 때는 활기찬 공동체 공간이 되며, 평상시에는 고요한 명상처로서 존재한다. 주변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개방감은 자연과의 교감을 유도하며, 사용자를 갠지스강의 영원한 리듬 속에 참여시키는 매개체로 작동한다.

사원 앞에 조성된 넓은 광장은 공동체의 중심 공간으로 계획되었다. 이곳은 종교 행사, 지역 모임, 축제의 장이자, 일상 속의 사적인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확장된 마당이다. 축제 기간에는 이 광장이 생동감 넘치는 사회적 무대로 변모한다.

강가 레헤리 사원은 단순한 예배 공간을 넘어선다. 영적 안식처이자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 그리고 지역성을 담은 문화적 랜드마크로서 기능한다. 신성과 자연, 공동체를 하나로 엮는 이 사원은 시간을 초월하는 영적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 abin chaudhuri

ⓒ manan s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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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도

1층 평면도

단면도

 

건축가 아빈 디자인 스튜디오(Abin Design Studio)
위치 인도, 서벵골, 라이착
규모 지하 1층, 지상 1층
준공 2024. 8.
대표건축가 Abin Chaudhuri
디자인팀 Abin Chaudhuri,Jui Malik, Sarthak Dutta, Sohomdeep Sinha Roy, Palash K. Santra
시공 M.N. Consultants (Pvt). Ltd" M.N.C.  HOUSE "
사진작가 Manan Surti, Abin Chaudhu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