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ria Kot

 

Solna

폴란드 서부, 포즈난 도심에 위치한 이 주거 단지는 16세기 수도원과 인접해 있다. 바르샤바의 건축사무소 옘스 아키텍치 (JEMS Architekci) 가 설계한 이 프로젝트는 독특한 문화적·자연적 맥락 속에서 주변 환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단지는 단단한 기하학적 형태 대신, 부드럽게 굽은 입면이 오래된 나무들 사이를 유연하게 흐르며 배치되었다.

이 주거단지는 포즈난 구시가지의 가장자리에 위치하며, 역사적 의미가 깊은 성 아달베르트 언덕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수세기 동안 맨발의 카르멜회 수도원에 속해 있었던 이 지역은 한때 재배원으로 사용되었으나, 오랫동안 손길이 닿지 않은 채 야생의 정취를 간직하고 있었다.

대지에는 반개방형 중정을 중심으로 두 개의 건물이 세워졌다. 건축가는 박공지붕의 경직된 직교형 구조 대신, 수목 사이를 흐르는 듯한 유기적인 형태를 택했다. “입면은 나무 그늘이 드리우는 그림자가 투영되는 부드러운 스크린이 되었다”라고 건축가 마치에 밀로벤츠키(Maciej Miłobędzki)는 설명한다. 한 중정은 도시로 이어지는 가로수길 방향으로 열리고, 다른 중정은 수도원 언덕을 향한다. 이러한 배치는 조경과 건축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설계적 전략의 일부이다.

외벽은 깊이감 있는 창과 연속된 콘크리트 창턱으로 구성되어 리듬감과 유연성을 부여한다. 단열층을 별도로 두지 않고, 밀도가 다른 두 겹의 콘크리트 벽을 두른 뒤 따뜻한 톤의 두꺼운 밝은 회반죽으로 마감했다. 낮 동안 흡수된 열이 밤에 서서히 방출되며, 벽체가 천천히 식고 데워지는 과정에서 실내의 쾌적한 열환경이 유지된다. 이러한 구조적 열관성 덕분에 기계적 냉난방 장치의 사용이 최소화된다.

“벽의 질감은 완벽하지 않고, 약간의 거칠고 불균질한 표면을 의도했다. 오히려 그 불완전함이 주변의 자연과 역사적 맥락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라고 도미니크 브론스키는 말했다.

실내 역시 건축의 논리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입면의 기하학적 리듬이 실내 공간 구성으로 확장되어, 벽과 천창을 타고 흐르는 부드러운 반사광이 밝고 고요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창은 단순히 채광을 위한 요소가 아니라, 수도원과 가로수의 풍경을 끌어들이는 장치로 작용한다. 일부 주거 유닛은 부채꼴 평면을 가지고 있어, 실내 어디서든 녹음이 우거진 외부를 조망할 수 있다.

공용공간에는 목재 난간과 벽 부조, 테라조 바닥, 세라믹 마감재가 사용되어 고요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더한다. 외부 발코니의 섬세한 금속 난간은 무거운 콘크리트 입면과 대비를 이루며, 도시적 스케일에서 손잡이 디테일까지 동일한 조형 언어를 공유한다.

조경 또한 지나친 규칙성을 피하고, 기존의 자생적이며 반야생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했다. 건축가는 “공사가 시작되기 전 이곳이 지녔던 반야생의 수도원 정원 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고 싶었다”고 전했다.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단지는 빗물 흐름을 지연시키는 녹화지붕, 열 보존 효과가 뛰어난 두꺼운 벽체, 효율적인 주차 계획 등 다층적인 친환경 전략을 반영한다. 지하주차장은 조경을 해치지 않도록 설계되었고, 신설된 가로수는 자연토 위에 심어져 오랜 세월 자라온 나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솔나 6(Solna 6) 는 주변 환경을 지배하려 하지 않는 드문 현대 주거 건축의 사례이다. 건축가들은 풍경과 장소의 역사, 그리고 자연의 리듬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건축적 절제를 실천했다.

 

ⓒ Maria K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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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y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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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닛 평면도
유닛 평면도

 

 

건축가 옘스 아키텍치 (JEMS Architekci) 
위치 폴란드, 포즈난  
용도 단독주택 
프로젝트면적 7,620㎡
준공 2025
대표건축가 Olgierd Jagiełło, Maciej Miłobędzki, Jerzy Szczepanik-Dzikowski
발주자 OKRE Development
사진작가 Maria Kot,Mary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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