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의 초상, 공간으로 확장된 아모아코 보아포의 세계 / 드로슈 프로젝트

ⓒ Julien Lanoo

 

I Do Not Come to You By Chance, Amoako Boafo’s first London exhibition at Gagosian Mayfair

런던 메이페어의 가고시안 갤러리에서 열린 아모아코 보아포(Amoako Boafo)의 첫 개인전 I Do Not Come to You By Chance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예술과 건축의 깊은 협업을 통해 공동체성과 기억, 그리고 정체성을 공간적으로 번역한 시도였다. 전시 디자인은 글렌 드로슈(Glenn DeRoche)와 그의 스튜디오 DeRoche Projects가 맡았으며, 이는 아크라(Ogbojo)의 작가·큐레이터 레지던시인 dot.ateliers, 가나 볼타 지역의 재활용 목재로 지은 Volta Pavilion 등 두 사람의 지속적인 협업 관계에서 이어진 작업이다.

이번 전시는 두 개의 주요 공간으로 구성된다. 갤러리 1에는 ‘Awulai Ashia’라는 중정 파빌리온이, 갤러리 2에는 ‘Nkyinkyim’이라는 사회 조각이 설치되어, 각각 보아포의 회화가 담고 있는 강인함, 회복력, 공동의 정체성을 공간 속으로 확장한다.

Awulai Ashia – 갤러리 1
이 설치는 보아포가 가나 아크라에서 자란 집의 중정을 추상화한 공간이다. 가나의 전통 주거에서 중정은 가족과 공동체의 삶이 교차하는 중심지이며, 보아포에게도 창작자들과의 첫 유대가 형성된 장소였다. 드로슈는 이 공간을 숯으로 그을린 아코야 목재로 재구성했다. 단색의 구조물은 지나치게 설명적이지 않으면서도, 향과 질감, 재료의 촉각성을 통해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장치로 작동한다. 회화는 목재 구조 틀 안에 움푹 들어간 벽감에 배치되어, 관람의 속도를 늦추고 백색 큐브의 전시 문법을 은근히 흔든다. 또한 드로슈는 갤러리의 모든 창문을 개방하여 전시 공간과 거리 사이의 경계를 흐리는 파격적인 제스처를 시도했으며, 이는 공동체적 접근성과 개방성이라는 보아포의 작업 세계를 더욱 강조한다.

Nkyinkyim – 사회 조각 – 갤러리 2
갤러리 2의 중심에는 보아포의 첫 양면 회화가 설치되어 있으며, 이를 둘러싼 조각적 구조는 전시의 핵심인 사회 조각(social sculpture)으로 기능한다. 가나의 아딘크라 상징 중 하나인 ‘Nkyinkyim’은 인생의 우회와 굴곡, 그것을 이겨내는 회복력의 지혜를 의미하며, 이를 공간적으로 해석한 구조물이 보아포의 인물들을 감싸 안는다.

숯으로 그을린 목재 기둥을 중심으로, 계단처럼 비틀어진 패널들이 양쪽으로 펼쳐지고, 각 인물은 그 틀 안에 자리한다. 양 끝에는 전통 어망에서 착안한 천연 염색 라탄 패널이 덧대어져, 보아포의 해안 어촌 출신 배경을 직접적으로 참조한다. 설치물의 하부에는 네 개의 의자와 테이블이 함께 배치되었는데, 이는 보아포의 종이 전사 기법으로 제작된 맞춤 천으로 마감되었다. 이 요소들은 단순한 비치 가구가 아니라, 공동체가 개인을 지지하고 이끌어주는 구조라는 전시의 핵심 개념을 공간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Nkyinkyim은 단지 인물화를 전시하는 틀이 아니라, 그 인물들이 살아온 공동체의 네트워크와 기억, 유산을 시각적으로 품는 공간이자 매개체다. 이처럼 보아포의 회화와 드로슈의 건축은 각각의 영역을 넘나들며 하나의 서사, 하나의 장면, 하나의 삶을 함께 구축하고 있다.

 

ⓒ Julien Lan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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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lien Lan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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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lien Lanoo

ⓒ Julien Lanoo

ⓒ Julien Lanoo

ⓒ Julien Lanoo

액소노 메트릭 다이어그램

엑소노 메트릭 다이어그램-2

상세 다이어그램

평면도

갤러리 평면도-1

단면도

 

 

 

건축가 드로슈 프로젝트(DeRoche Projects)
위치 영국, 런던
용도 전시공간
건축면적 1,800㎡ 
규모 지상 1
준공 2025
대표건축가 Glenn DeRoche
사진작가 Julien Lan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