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u Da Restaurant’s 5th Branch
향수와 휴식, 세련미와 미각이 교차하는 공간의 상자를 열기 위해 하나의 '열쇠'를 제안한다. 밀도 높은 공간적 기억으로 구이지에(Guijie) 거리를 자극하고, 젊은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독보적인 브랜드 가치 성장을 이룩한 프로젝트다.
베이징의 번화가인 구이지에 거리에서 레스토랑의 외관은 가장 강력한 언어다. 수많은 브랜드가 시선을 사로잡고 기억되기 위해 저마다 과시적인 장관을 연출하며 경쟁한다. 그러나 '후다 제5호점(2016-2025)'은 오히려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 한층 젊고, 베이징의 정취가 짙으며, 상상력이 풍부한 공간으로 진화할 수 있었다.
후다 5호점은 향수어린 편안함과 활기찬 에너지가 공존하는 특유의 분위기로 수많은 체인점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이 공간은 베이징 구이지에 거리에 온전히 스며들며, 무엇보다 젊은 세대와 이들의 뜨거운 일상을 위해 존재한다.
01. Step Back, Blend In
후다 5호점의 매력은 진입부에서 시작된다. 건축가 루이스 칸(Louis Kahn)은 입구를 두고 "건물이 스스로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시작하는지 표현하는 곳"이라 정의했다. 단순한 문을 넘어 하나의 '초대장'이라는 의미다.
가로에 바짝 붙은 주변 상점들과 달리, 인엑스(IN.X)의 우웨이(Wu Wei)는 건물을 뒤로 물러 세워 구이지에 거리에 여백을 내어주었다. 이러한 제스처는 브랜드의 성숙함과 겸손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디자인을 온전히 펼쳐 보일 무대가 된다.
건물의 전체적인 구조는 단단한 계단식 기단을 둔 베이징 전통 박공지붕 건축의 실루엣을 투영한다. 다만 육중한 벽돌 대신 금속과 유리를 사용해 가볍고 투명한 입면을 완성했다. 내부에는 행운을 상징하는 붉은 등이 열을 지어 매달려 있어 보는 이의 집단 기억을 자극하며, 베이징 거리의 따스한 불빛은 겹겹이 배치된 유리창을 통해 안팎으로 부드럽게 흐른다.
빛과 시선은 번잡한 거리에서 이곳을 찾는 이들을 자연스럽게 아늑한 안식처로 인도한다. 디자이너는 가로 풍경에서 자연스럽게 자라난 듯한 건축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계단과 정원, 모듈러 좌석을 영리하게 엮어 공간과 자연을 연결했다.
02. Space: Youth, Tension, Diversity
후다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붉은색 계단은 이번 5호점에서도 핵심 요소로 이어진다. 이 계단은 기존 건축물에서 활용하기 까다로웠던 데드 스페이스를 입체적인 수직 동선으로 전환하는 장치다. 입구를 마주 보는 자리에 위치해 단숨에 시각적 초점이 되며, 바닥 면에 뚫린 원형 개구부들은 물리적인 동선에 리듬을 부여하고 공간에 시적인 정서까지 더한다.
이곳에서 사람과 빛, 소리는 하나의 수직적인 에너지 장으로 응축되며 정적인 공간에 극적인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재료의 사용법 또한 흥미롭다. 청벽돌 조각, 고전적인 석재 타일, 다양한 질감의 목재 루버, 거친 도장과 벽지를 혼용해 솔직하면서도 겹겹이 쌓인 질감을 만들어냈다. 바닥은 깊이감 있는 블랙 갤럭시(Black Galaxy) 석재를 주로 사용했다.
세월의 결을 품은 천연 재료들은 공간에 따스한 온기를 부여하며 시간의 초월성을 강조한다. 마감의 모든 디테일이 가감 없이 드러나는데, 이렇게 시선이 머무는 Traces(흔적)들이 모여 공간의 서사를 이끄는 단서가 된다.
색채 계획은 베이징의 대지와 흙, 빛과 안개에서 추출한 빛바랜 색조를 바탕에 두고, 그 위로 대담한 붉은색과 도시 예술 요소를 결합했다. 이러한 대비는 마치 옛 언어와 현대의 언어가 교차하듯, 감정과 맥락이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오가는 독특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지하 1층(B1)에는 프라이빗 부스와 흡연실을 배치해 특정 고객의 요구를 수용하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아래층으로 동선을 유도한다. 반면 1층의 워터 바(Water bar)와 2층의 칵테일 바는 시간대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와 기능을 유연하게 전환한다. 단체 모임부터 호젓한 혼술까지, 정교하게 기획된 몰입형 환경을 통해 5호점은 젊은 세대와 깊이 있게 교감한다.
03. Strategy First, Design Follows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화장실이다. 흑백의 체커보드 타일 바닥을 따라 화장실로 들어서면, 거울에 위트 있게 표현된 팝아트 디자인을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정밀한 '미시적 균열(micro-disruption)'은 진중한 공간에 약 10%의 유머와 날카로움을 주입하는 장치다. 파편화된 내러티브들은 기억의 열쇠가 되어 방문객마다 다른 반응을 이끌어낸다. 누군가는 추억에 잠기고, 누군가는 트렌드를 읽어내며, 또 누군가는 새로운 꿈을 꾼다.
인엑스(IN.X)는 후다 5호점 곳곳에 고밀도의 기억점들을 정교하게 심어두었다. 이 장치들은 지역 문화, 브랜드의 고유 서사, 그리고 예상을 깨는 시각적 요소들과 결합하며 시너지를 낸다. 롱샤(민물가재)라는 대중적인 메뉴에만 집중하는 일반적인 캐주얼 다이닝 사이에서, 후다 5호점이 차원이 다른 경험적 차별화를 달성하고 궁극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대폭 끌어올릴 수 있었던 이유다.
젊은 방문객들에게 후다 5호점은 단순히 음식을 소비하는 곳이 아니다. 시간의 깊이가 느껴지는 사교 공간이자 시각적 유희를 충족시키는 포토제닉한 목적지이며, 매끈하게 다듬어진 일상의 피로에 맞서는 향수 어린 미학이자, 기분 좋은 일탈감을 선사하는 곳이다.
나아가 구이지에 거리에 있어, 이 건물이 한 걸음 물러서며 만들어낸 여백은 도시 차원에서 더 풍부한 사교적 잠재력을 깨우는 촉매제가 된다. 후다의 수많은 정체성 중 가장 핵심적인 태그는 언제나 이 거리, '구이지에'를 향해 있다. 공간을 매개로 지역의 맛과 에너지,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끈한 유대를 활성화하겠다는 영리한 건축적 제안이다.






































건축가 아이엔엑스 디자인(IN.X Design)
위치 중국, 베이징
연면적 980 ㎡
대표건축가 Wu Wei
디자인팀 Guan Ji, Jia Qifeng, Qu Zheng
인테리어 Ren Yiqiong, Song Jiangli, Li Weiwei
사진작가 Boris Sh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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