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ior Project/Installation

바람의 장막, 만리장성과 마주하다 / 팀 빌딩

 

The Fan

 

2023년 허베이성 청더 진산령에서 열린 조각가 장성(Sheng Jiang)의 개인전 Being In The Open Field는 만리장성 유적과 겹겹이 이어진 산맥, 콘크리트와 철골로 형성된 건축, 불상과 석조 조각이 공존하는 강한 풍경 속에 자리했다. 전시의 대부분은 Atelier Deshaus가 설계한 ‘Jinshanling The Upper’ 내부에 배치되어 있었고, 동선은 다소 은밀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이에 팀 빌딩은 전시장의 외부 계곡에 하나의 설치물을 제안했다. 이는 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단서’가 되는 장치다.

 

파빌리온의 출발점은 주변 풍경의 단단함이었다. 절벽과 성벽, 노출 콘크리트 건축물, 석조 조각이 만들어내는 강한 질감에 대응해, 건축가는 부드럽고 가벼운 장치를 구상했다. 나무처럼 바람을 받아들이고, 동시에 돌길을 걷는 방문자에게 잠시 머물 수 있는 그늘을 제공하는 구조다. 디자이너는 티베트 불교의 오방색 기도깃발에서 영감을 얻어, 바람과 함께 움직이는 ‘빛의 장막’을 표현했다.

 

파빌리온은 약 40개의 3m×2m 규모 T형 강관 유닛을 배열해 구성됐다. 총 길이 120m 이상의 흰색 거즈 천이 횡봉에 연결되어 계단식 전시 동선을 따라 이어진다. 강관의 힌지 접합부는 바람에 따라 천이 자연스럽게 흔들리도록 설계되었고, 설치물은 끊임없이 형태를 변화시킨다. 북쪽 산맥의 만리장성과 마주한 이 가벼운 구조는 영구적인 성격을 띄는 유적과 대비되며 하나의 대화를 형성한다.

 

설계는 최소한의 재료로 완성된다. 강관, 천, 콘크리트 기초 외에는 장식적 요소를 두지 않는다. ‘보이는 것이 곧 구조’라는 태도를 통해 기본 구조의 명료함을 드러낸다. 또 하나의 장치는 소리다. 각 T형 구조의 횡봉에 종을 삽입해, 방문자가 먼저 소리를 듣고 설치물을 인지하도록 구성했다. 고요한 계곡에서 바람에 따라 울리는 종소리는 불교적 의미의 ‘기쁨’과 ‘경이’를 상기시키며, 시각을 넘어 청각적 경험을 확장한다.

 

제작은 전 과정 수작업으로 이루어졌다. 상하이 사무소에서 1:1 모형 테스트를 진행하며 풍압과 우수 조건을 모사했고, 이후 현장에서 재조립을 수행했다. 예측보다 강한 계곡의 바람으로 초기 구조가 전도되는 상황을 겪었지만, 구조 보강과 앵커 노드 최적화를 거쳐 2일 만에 최종 설치를 완성했다. T형 구조의 유연성은 돌출 암석과 요철을 자연스럽게 수용하며 지형에 밀착한다.

햇빛을 받은 거즈 천 위로 새와 곤충이 내려앉고, 저녁 노을 속에서 설치는 불상의 옷자락처럼 흔들린다. 평범한 돌길은 의식적 통로로 전환되고, 전시는 바람과 빛을 통해 또 하나의 층위를 획득한다.

 

 

 

 

 

스케치

 

 

 

배치도

 

 

건축가 팀 빌딩 (TEAM_BLDG)
위치 중국, 허베이성, 청더, 진산령
용도 파빌리온
건축면적 240㎡
연면적 240㎡
설계기간 2021.07 – 2022.08
시공기간 2023.09
준공 2023
대표건축가 Xiao Lei, Deng Zhaojing, Yang Yuqiong, Lin Yufeng, Hong Shining
디자인팀 TEAM_BLDG
발주자 The JIANGS
사진작가 Jonathan Leijonhufv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