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lla : From Temple to Ashes

 

스페인 스트리트 아트 듀오 피치아보(PichiAvo)는 2026년 발렌시아의 전통 축제 ‘파야스(Fallas de Valencia)’를 위해 기념비적인 파빌리온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작품의 제목은 “Per ofrenar”(To Offer)로, 이 구조물은 축제의 마지막 의식인 ‘라 크레마(La Cremà)’에서 불태워지기 전까지 단 며칠 동안만 존재했다.

 

작품은 발렌시아 중심부 보룰 스트리트 31번지에 설치되었으며, ‘Experimental Fallas’ 부문에 선정되었다. 이 부문은 수 세기 전통을 지닌 파야스 축제 안에서도 보다 개념적이고 실험적인 작업을 조명하는 카테고리다.

 

구조물은 아테네의 ‘아테나 니케 신전’을 참조한 이오니아식 고전 신전 형태를 취한다. 이는 고전 조형과 그래피티 시각 언어를 결합해온 피치아보의 작업 세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신전 내부에는 2024년 출간된 도서 Our Odyssey의 인쇄 후 남은 종이로 제작된 제단이 설치되었다. 그 위에는 바르셀로나의 전통 브랜드 Cerabella와 협업한 두 개의 조각적 밀랍 초가 균형을 이루며 놓였다. 하나는 ‘고전 미술’을, 다른 하나는 ‘그래피티’를 상징한다. 이는 서로 다른 창조적 언어의 긴장과 균형을 시각화한 장치다.

 

이 기념 구조물은 약 1년의 구상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다. 현대 기념물에 흔히 사용되는 산업 재료 대신, 목재와 종이 등 전통적인 제작 기법을 따랐다. 축제의 기원 자체가 목수들이 남은 재료를 불태우는 행위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이 구조물은 재료 선택부터 의식적 완결까지 전통을 계승한다.

 

3월 19일, 작품은 라 크레마 의식 속에서 불에 타 사라졌다. 그러나 그 과정 또한 작품의 일부였다. 축제 기간 동안 수백 명의 방문객이 종이 제단 위에 꽃, 메시지, 소망을 남기며 참여했고, 마지막 날에는 구조물 벽면에 직접 글을 새기기 시작했다. 신전은 점차 살아 있는 그래피티 표면으로 변모했고, 결국 공동의 기억과 함께 재가 되었다.

 

이 작업은 ‘Sustainable Fallas’ 부문 1등상과 ‘Experimental Fallas’ 부문 3등상을 수상하며, 개념적 완성도와 친환경적 접근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디자이너 피치아보 (PichiAvo)
대표디자이너 Juan Antonio, Álvaro
위치 스페인, 발렌시아
협업 Cerabella (Wax Candles) 
사진 PichiAvo (Santiago Mart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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