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하얀집

‘나주 하얀집'은 중년 부부와 노부모 그리고 두 자녀까지 세 세대가 함께 살 수 있는 단독주택이다.

건축주는 은퇴 이후 더 조용한 환경에서 평온하고 아늑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집을 기대했다. 따라서 건축가는 ‘함께 살기’의 조건을 단순히 면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세대마다 다른 일상의 리듬과 집에 대한 감각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세분화하고자 했다.

초기 설계 과정에서 주목한 것은 ‘순환과 회귀’의 감각이었다. 건축가는 건축주의 어린 시절과 노년, 도시와 농촌의 삶, 사회와 개인을 오가는 삶의 여정을 따라가며 다양한 감각의 단서를 모았고, 이를 동선과 장면으로 번역했다. 그래서 이 집에는 마당, 골목, 울타리 같은 요소가 은유적으로 스며들어 있다. 파사드는 단순한 매스와 통일된 색으로 정돈되었지만, 그 안에서의 경험은 더 풍부하게 분기된다.

집은 막다른 길 입구에 놓여 마을의 첫 인상을 만든다. 후면의 철문을 열고 들어서면 완만한 슬로프 골목이 처마와 함께 이어지고, 슬로프 골목 끝에는 정원이 펼쳐진다. 정원에는 거친 바위, 판석, 흙, 나무와 잔디가 펼쳐져 있는데, 이는 공사 이전의 땅의 성질을 남겨두며 집이 지향하는 ‘자연과의 조화’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요소이다.

거실·주방·작업실은 정원을 중심으로 둘러서 있고, 바닥 레벨을 다르게 계획해 다양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계획됐다. 가족은 각자의 자리에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시선이 닿는 구조 속에서 느슨하게 연결된다.

 

노부모를 위한 공간은 기준 레벨에서 쉽게 접근 가능하며, 가변 파티션으로 침실 두 칸을 분리하거나 합칠 수 있다. 작은 정원은 각자의 생활 공간에서 서로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로 사용된다. 야외 활동이 필요한 아이들은 정원에서 외부 계단을 통해 독립적으로 출입할 수 있고, 부부의 공간은 2.5층에 분리 배치되어 프라이버시와 넓은 조망을 확보했다.

하얀집이 보여주는 밝고 단정한 인상은 마을 입구에서 하나의 풍경을 만들고, 내부에서는 생활의 경계를 세심하게 나눈다. 세 세대가 함께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더 큰 집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거리와 연결이라는 점을 증명하는 프로젝트다.

 

 

 

건축가 플랜 건축사사무소(PLAN Architects office)
위치 대한민국, 나주시, 빛가람동
용도 단독주택
연면적 236.83 m²
준공 2024
대표건축가 Lim Tae Hyung
사진작가 Yoon Joon H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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