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쿠엔카 엘 페랄(El Peral)에 위치한 아그로세미야스 오피스(Agrosemillas Offices)는 대형 물류 차량과 생산 인프라가 지배하는 농공업 풍경 속에 자리한다. 사람의 스케일보다는 생산과 운송의 리듬이 우선하는 환경이다. 설계를 맡은 임페피나블레 스튜디오(Impepinable Studio)는 이러한 맥락 안에서 집중과 협업이 가능한 밝고 유연한 업무 공간을 제안했다.

대지는 국도를 사이에 두고 소도시와 분리되어 있으며, 사방은 광활한 농경지로 둘러싸여 있다. 계절적 온도 차와 집중호우가 반복되는 기후 조건 또한 설계의 전제였다. 회사의 업무 리듬 역시 수확기와 비수기를 오가며 변동된다. 이러한 맥락은 건물이 단일한 프로그램이 아닌, 다양한 사용자와 작업 유형을 수용해야 함을 의미한다.

프로젝트는 창고 노동자부터 연구·혁신을 담당하는 엔지니어까지 다양한 사용자군을 수용한다. 이에 따라 사무공간은 명확한 조직을 유지하면서도 유연성을 확보해야 했다. 동시에 인접한 산업 창고와의 형식적 연속성을 갖추는 것이 요구되었다.

건물은 네 개의 재사용 해상 컨테이너를 기반으로 구성된다. 컨테이너는 양측이 개방되어 콘크리트 기단 위에 놓이고, 톱니형 지붕 단면을 형성한다. 이 톱니 지붕은 연속된 천창 역할을 하며 부드럽고 균일한 자연광을 실내 깊숙이 유입한다. 북향 개구부는 직사광을 피하면서 안정적인 채광을 확보한다.

평면은 세 개의 수직 밴드로 조직된다. 하나는 오픈 워크스페이스, 하나는 서비스 영역, 하나는 회의실과 실험실 시설이다. 출입구는 물류 동선과 업무 동선을 분리해 배치되었다. 지붕의 중간 면에는 실험용 작물 재배 스트립이 통합되어 연구와 생산, 건축이 하나의 프레임 안에서 연결된다.

건물은 인접한 4,500㎡ 규모의 생산·저장 시설과 동시에 시공되었으며, 동일한 공법과 재료, 기술 인력을 공유한다. 지역 대장장이와 배관공, 인근 도시의 거푸집 목수, 산업 건설 팀 등 지역 장인의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이는 프로젝트의 기술적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절제된 건축적 태도를 강화했다.

기업의 전환기 또한 건축에 반영되었다. 종자 생산 중심에서 기술 혁신과 환경적 책임을 지향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회사의 변화는 외관에 명확히 드러난다. 회사의 상징색인 녹색과 노란색이 건물 전반에 적용되었고, 대형 원형 개구부는 수동 원형 셔터로 보호된다. 이는 마치 스위치처럼 건물이 외부와 관계를 조절하도록 만든다.

아그로세미야스 오피스는 과장된 제스처 없이 시스템과 사용, 지역의 기술에 기반해 구성된 작업 인프라이다. 건물은 독립적 오브제가 아니라, 생산과 연구의 흐름 속에 놓인 하나의 정밀한 장치로 기능한다.

 

 

건축가 임페피나블레 스튜디오(Impepinable Studio)
위치 스페인, 쿠엔카, 엘 페랄
용도 오피스, 연구 및 행정시설
대지면적 27,772㎡
연면적 280㎡
설계기간 2023
준공 2025
대표건축가 Gabriela Barrera
프로젝트건축가 César Plata
디자인팀 Laura Currais, Matej Sevela
구조엔지니어 gv408
기계엔지니어 Norta
시공 Cresver80
발주자 Agrosemillas
사진작가 DEL RIO B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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