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 도심, 간다묘진 인근이자 나카센도에 면한 이 대지는 정면으로 유시마 세이도를 바라보는 장소에 자리한다. 역사와 문화의 층위가 조용히 교차하는 이곳에 계획된 것은 폭 5.2m, 깊이 14.5m의 협소한 대지 위에 세워진 10층 규모의 펜슬형 오피스 빌딩이다. 밀도 높은 도심 한가운데에서 이 건축이 던진 질문은 명확했다. 주변과 같은 높이의 건물들 사이에서, 어떻게 건물의 윤곽을 부드럽게 흐리며 도시와 관계 맺을 것인가였다.
설계는 무기적이고 균질한 재료로 채워진 도심 풍경 속에 목재가 지닌 질감과 시간성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파사드와 접근 공간에는 국산 고내구 목재 ‘플란우드’와, 효고현 니와 지역의 전후 재조림 산지에서 광역 임도 조성을 위해 벌채된 삼나무가 사용되었다. 이 목재들은 환경 부담을 낮추는 방식으로 내구성을 확보했으며, 무도장 상태에서도 유지 관리가 필요 없다. 옥외 환경에서도 50년 이상을 견디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표정을 바꾸는 재료로 도시 풍경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함께 사용된 용융아연도금 강판 역시 시간의 흔적을 표면에 남기는 재료이다. 이 건축은 완공 시점의 상태를 이상적인 완성형으로 설정하지 않는다. 대신 계절과 환경의 변화를 받아들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숙해가는 건축을 지향한다. 재료의 노화와 변화는 결함이 아니라, 건축이 도시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도시에서의 목재 사용은 단순한 친환경 제스처에 머물지 않는다. 이는 산림 자원의 순환을 촉진하고, 탄소 고정을 통해 도시 열환경을 완화하며, 자연을 체감할 수 있는 거리 풍경을 만들어낸다. 더 나아가 목재의 생산과 가공 과정은 지역 경제의 활성화로 이어진다. 이 건축은 이러한 ‘도시 목질화’에 대한 조용하지만 분명한 응답으로, 일상 속에 뿌리내리는 건축을 지향한다.
구조는 기둥과 보로 구성된 라멘 구조를 채택해, 내진벽이나 브레이스에 구애받지 않는 개방적이고 유연한 평면을 가능하게 했다. 1층에는 거리에 열려 있는 상업 공간이 배치되고, 2층부터 10층까지는 셋업 오피스로 구성된다. 실내 공간과 인테리어 코디네이션까지 일관되게 설계되어,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감각과 리듬에 맞춘 환경이 정교하게 조성되었다.
옥상 테라스에서는 발아래로 유시마 세이도를 내려다보고, 세이바시 너머로 니콜라이당과 오차노미즈의 도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도심 한가운데에 있으면서도 하늘이 열리고, 시간이 느슨하게 흐르는 장소가 이 건축의 상부에 놓여 있다.
이 건축은 도시의 소음에 맞서기보다, 재료와 시간에 자신을 맡긴다. 목재와 함께 호흡하며 그 윤곽을 조용히 그려나가는 이 건물은, 도심 속에서 건축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를 차분하게 보여준다.
























건축가 텐하치 아키텍트 앤 인테리어 디자인(Tenhachi Architect & Interior Design)
위치 일본, 도쿄, 지요다, 간다
용도 업무시설
건축면적 60㎡
대표건축가 Kei Sato
규모 지상 10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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