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rand Egyptian Museum
이집트 기자 고원 가장자리에 자리한 Grand Egyptian Museum은 단일 문명에 헌정된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다. 기자 피라미드에서 약 1.6km 떨어진 사막 고원 위에 놓인 이 박물관은, 고대 이집트 문명의 시간성과 현대 건축의 언어를 하나의 장소 안에서 조율하는 시도를 보여준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이집트 문화 인프라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국가적 건축으로 읽힌다.
설계를 맡은 헤네간 펭 아키텍츠(heneghan peng architects)는 피라미드와의 ‘직접적인 시각적 대화’를 설계의 핵심 원리로 삼았다. 박물관의 배치는 세 개의 피라미드 축과 정렬되며, 진입부에서 시작된 시선은 건물 내부를 관통해 다시 피라미드로 향한다. 내부 벽체와 지붕의 기울기 역시 이 축을 따라 전개되며, 건축은 결코 피라미드의 최고 높이를 넘지 않는다. 이로써 박물관은 고대 유산을 압도하지 않고, 그 위계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풍경에 스며든다.
전체 단지는 약 80만㎡ 길이에 이르는 대규모 캠퍼스로 구성된다. 전면에는 나일강 범람원을 상징하는 녹지 광장이 펼쳐지고, 대추야자수가 식재된 전정 공간은 과거 피라미드 건축 자재가 수로를 통해 운송되던 풍경을 은유적으로 재현한다. 이 외부 공간은 단순한 접근부를 넘어, 5헥타르에 달하는 야외 전시 공간을 포함하며 박물관의 스케일을 도시 차원으로 확장한다.
박물관 내부의 중심에는 6층 높이의 거대한 계단이 놓여 있다. 이 계단은 선사 시대부터 콥트 시대에 이르는 이집트 문명의 연대기를 따라 관람객을 안내하는 하나의 ‘시간의 경로’이다. 가장 상부에는 투탕카멘 갤러리가 배치되어, 5,000점이 넘는 유물을 처음으로 한 공간에서 공개한다. 대형 석조 유물과 세누스레트 1세의 조각상들은 계단을 따라 단계적으로 배치되며, 관람의 흐름 자체가 전시의 일부가 된다.
자연광은 이 박물관에서 중요한 설계 요소로 작동한다. 일반적으로 박물관에서는 보존을 이유로 자연광을 최소화하지만, 이 프로젝트에서는 석재 유물의 특성을 고려해 주요 공간에 자연광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콘크리트 중심의 구조는 열 변화를 완화하고, 광범위한 공간에서도 공조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한다. 이로써 건축은 장대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수동적 성능을 확보한다.
전시 공간 외에도, 박물관은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보존·복원 센터를 포함한다. 터널로 본관과 연결된 이 시설에는 17개의 전문 연구실이 마련되어 있으며, 파피루스, 섬유, 도자기, 조각, 인체 유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물의 특성에 맞춘 보존 환경을 제공한다. 박물관은 ‘보는 공간’을 넘어, 유산을 연구하고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생산적 장소로 기능한다.
Grand Egyptian Museum은 건축, 조경, 전시, 기술이 긴밀히 결합된 결과물이다. 이 프로젝트는 고대 문명의 유산을 현재의 언어로 해석하면서도, 장소와 역사에 대한 존중을 끝까지 유지한다. 거대한 스케일 속에서도 절제된 태도를 잃지 않는 이 박물관은, 문화 인프라가 도시와 문명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건축가 헤네간 펭 아키텍츠(heneghan peng architects)
위치 이집트, 기자
용도 박물관, 문화시설
연면적 본관 및 컨퍼런스 센터 100,000㎡, 보존 센터 18,000㎡, 에너지 센터 11,000㎡
준공 2025
대표건축가 Róisín Heneghan, Shih-Fu Peng
구조엔지니어 Arup, Arab Consulting Engineers
기계엔지니어 Buro Happold, Shaker Consulting Engineers
전기엔지니어 Buro Happold
조경 West 8, SITES International Egypt
전시기획 Cultural Innovations, Metaphor
전시디자인 ATELIER BRÜCKNER
발주자 Ministry of Culture, Egypt
사진작가 Laurian Ghinito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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