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ating Buttress ; 물위의 기억, 한강경찰대
한강에 자리 잡은 새로운 경찰대는 단순히 기능적인 건물을 넘어, 도시와 강이 함께 쌓아온 거대한 기억의 흐름에 조심스럽게 발맞추는 건축입니다. 매년 여름7.5m까지 불어나는 강물 속에서도 스스로를 정화하는 강의 순환처럼, 이 건물은 자연의 리듬을 거스르지 않고 그 흐름 속에 놓여 있습니다. 새로운 한강경찰대는 이러한 자연의 순환에 순응하며, 그 곁에 조용히 깃들고자 합니다. 이는 단순히 기능적 판단을 넘어선 기술적 고민의 결과입니다. 건물의 형태는 거친 물살을 견디는 단순하고 견고한 선박(Multihull / Catamaran)을 닮았습니다. 이러한 단면적 형상은 넓은 갑판 면적을 확보할 수 있고, 롤링이 적어 안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유선형의 곡선 대신, 굳건한 사각형의 선체가 흐름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키듯, 이 건축물은 안정적으로 강에 대응하도록 하였습니다. 고정된 콘크리트 기초 위에 마치 물 위를 부유하는 듯한 공간이 펼쳐지고, 그 위로11자 형태의 철골 트러스가 겹겹이 쌓여 구조적 균형을 완성합니다.

부유하는 부벽
이 건축물의 핵심은 격자 구조가 이루는 부유하는 부벽입니다. 일반적인 건물처럼 코어가 구조적 역할을 맡는 것이 아니라, 마치 성냥개비 탑을 쌓듯 만들어진 격자 구조의 시스템과 외벽으로 돌출된 부벽이 건물을 지탱합니다. 유속과 물의 흐름이 미칠 건축물의 뒤틀림 및 크랙등을 보정하도록 함과 동시에 부벽 하부의 공간에서는 휀더를 설치하여 추가적인 부력 및 홍수시 잔해물에 의한 충돌에 대비하도록 하였습니다. 나아가 이 부벽의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형태는 거대한 한강의 풍경 속에서 하나의 구조적 장치이자 작은 오브제로 자리 잡습니다. 겹겹이 쌓인 격자는 자연스레 벽이 되어 시민과 경찰의 영역을 구분합니다. 그러나 이 벽은 단절의 장벽이 아닌, 흐름을 열어두는 틈입니다. 가는 띠창을 통해 강변의 풍경이 건물 안으로 스며들고, 격자선은 대지 밖으로 확장되어 시민들을 위한 쉼터와 선박 수리 공간으로 이어집니다. 이로써 건축은 강변의 일상에 녹아들고, 경찰과 시민이 서로 마주 보며 공존하는 관계를 형성합니다. 건물의 실루엣은 강의 흐름에 흐르듯 놓여 그 리듬과 나란히 걸으며 새로운 기억을 쌓아갈 준비를 합니다.

드러나는 기술, 건축의 생명선
한강경찰대의 설비 시스템은 단순한 기술을 넘어섭니다. 홍수위의 위기 속에서도 기능을 잃지 않도록 설계된 하나의 생명선입니다. 이 시스템은 격자 구조와 한 몸처럼 엮여, 건축과 설비가 서로 기대며 완성됩니다. 대지에서 올라온 상수, 전기, 오수 배관은 건물의 콘크리트 기초부에 연결되고, 측면 벽을 따라 뚜렷한 연결점을 형성합니다. 건물 측면에서 뻗어 나온 유연한 플렉서블 관은 수위 변화와 무관하게 설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돕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배관들이 부벽의 철골 트러스 외부로 노출된다는 것입니다. 건축의 뼈대와 유틸리티들이 그대로 드러나도록 하여, 기술은 단순한 기능이 아닌 미학으로 승화됩니다. 이로써 건물은 홍수의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전을 담보함과 동시에, 강과 함께 호흡하는 건축적 태도를 외부에 투명하게 보여줍니다.

기능과 유연성을 담은 공간
내부 공간은 한강을 향해 끊임없이 열려 있으며, 즉각적인 출동이 가능하도록 기능적으로 배치되었습니다. 수상안전팀 사무실은 강변을 마주하고, 출동 장비들은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별도의 공간에 마련되었습니다. 2층은1층의 동선을 따라 한강으로 열려 있으며, 투명한 입면을 가진 다목적실은 기능적 유연성을 갖추면서도 한강의 리듬처럼 개방성을 극대화합니다. 이 모든 설비와 공간 배치는 결국, 공학적 논리와 자연의 리듬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건축이 단순한 구조물을 넘어 장소의 일부가 되었음을 말해줍니다. 그것은 강과 도시, 시민을 지켜주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자, 수변공간의 일상에 풍요로운 공공공간으로 함께 작동할 것입니다.

 

 

시스템 다이어그램
배치도
지상 1층 평면도
선박장 평면도
지상 2층 평면도
단면도
단면도



토도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2등작_
토도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https://www.todo-architects.com/)
대표건축가 김재윤

대지면적 1,180㎡
연면적 655.7㎡
건축면적 437.40㎡
최고높이 10.70m
층수 지상 2층
구조 철골조
대표건축가 김재윤
디자인팀 강성우, 김수진
주차대수 선박용 트레일러 3대
발주처 서울특별시 자치경찰위원회 자치경찰사업지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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