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a LaPaz

카사 라파스 프로젝트는 전통적인 ‘집과 정원’의 관계를 뒤집어, ‘정원 속의 집’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안한다. 외부 공간을 단순한 부속 요소가 아닌 생활의 본질적 일부로 통합함으로써, 집과 정원은 두 개의 별도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연속적인 공간으로 융합된다.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주거 공간은 시각적·심리적 확장을 얻는다. 이러한 투명성과 개방성은 기존의 ‘안과 밖’을 구분 짓던 밀폐된 경계를 지우고, 하나의 ‘거주 가능한 정원’을 만들어낸다.

이 개념을 실현하기 위해, 설계의 핵심은 대지의 본질과 지형을 그대로 보존하며 그것을 건축 속으로 옮기는 것이었다. 남쪽의 건천과 맞닿은 땅의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건축이 자연스럽게 지형에 스며들도록 했다. 집은 땅을 침범하지 않고, 오히려 땅과 건천 사이에 놓이며 두 존재의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었다.

카사 라파스는 처음 대지를 걸을 때 느껴졌던 ‘자연 그대로의 감각’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집은 대지를 걷는 경험처럼 설계되었으며, 사용자가 빛의 변화에 따라 공간을 탐색하도록 유도한다.

건물은 여러 개의 파빌리온 형태로 구성되어 다양한 코너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크기는 작지만 공간의 깊이는 크며, 거주자들은 같은 장소 안에서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으면서도 함께 머물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실내 생활을 외부로 확장하며, 건축의 기본 요소인 파사드 자체를 없앴다. 대형 개방 공간을 중심으로 구성된 집은 닫히지 않으면서도 거주자의 프라이버시와 보호 기능을 충족시킨다.

카사 라파스는 ‘부정 공간(negative space)’에서 출발한 건축이다. 일반적으로 건축이 실내 공간, 즉 ‘긍정 공간’을 중심으로 설계되는 것과 달리, 이 프로젝트는 정원의 빈 공간을 먼저 정의하고 그에 따라 집을 세웠다.

정원의 ‘비어 있는 공간’은 건물을 보호하고, 거리와 주변 환경으로부터 완충 역할을 한다. 또한 이 공간은 이웃의 시선을 제어하고, 집이 열릴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며, 정원 속에서도 내부의 친밀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높은 선인장, 굵은 코끼리나무, 뒤틀린 사막 덤불들 사이에 자리 잡은 집은, 땅의 질서에 반응하며 전통적인 거실의 개념을 재정의한다. 1층 전체와 정원, 그리고 모든 나무가 하나의 열린 생활 공간으로 작동한다.

결국, 카사 라파스는 ‘정원이 딸린 집’이 아니라, ‘집이 담긴 정원’을 만든 건축이다

 

 

건축가 Ludwig Godefroy Architecture (루드비히 고데프루아 아키텍처)
위치 멕시코, 라파스
용도 단독주택
프로젝트면적 200㎡
준공 2024
대표건축가 Ludwig Godefroy
사진작가 Cesar Be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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