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rko Škobrnja

 

트로기르 보행자 교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트로기르(Trogir)의 역사 도시 경계에 위치하며, 단순한 해협 횡단을 넘어서는 새로운 공공 공간이자 건축적 이정표로서 기획되었다. 이 교량은 도시의 역사적 맥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도 독립적인 정체성을 갖춘 구조물로, 트로기르의 전통적인 조선업과 해양적 정체성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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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량은 가변 단면의 비대칭 쌍곡면 형태의 강재 셸 구조로 설계되었다. 이로 인해 시각적으로 가볍고 섬세한 실루엣이 형성되며, 주변 경관을 방해하기보다는 한층 풍부하게 만든다. 교량의 가장 높은 지점은 도시의 역사적 스카이라인을 가리지 않으면서도 현대성을 부여하는 ‘보이지 않는 경계선’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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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내부는 전통적인 조선 기술에서 차용한 플랫 스틸 케이슨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선박의 이중 바닥 구조를 연상케 한다. 이러한 구조적 선택은 트로기르의 조선업 전통에 대한 물리적·상징적 연결을 형성하며, 도시의 유산을 계승하려는 설계 의도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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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의 가장 주목할 만한 점 중 하나는 설계안 당선부터 시공까지 단 2년 만에 완공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기초의 부적합이라는 예기치 못한 문제를 비롯한 여러 구조적 과제를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극복한 결과다. 교량은 인근 조선소에서 단일 구조물로 사전 제작되었고, 바지선을 통해 현장으로 운반된 후, 하루 만에 설치가 완료되었다. 이 공정은 시공 중 교통 및 도시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지역 산업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외장은 금속 분말이 포함된 3성분 코팅으로 마감되어 시간이 흐르며 코르텐 강처럼 자연스러운 녹청 색조가 형성된다. 이는 시각적 깊이를 더하는 동시에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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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 경험 역시 세심하게 고려되었다. 교량 곡선의 가장 완만한 경사를 따라 보행자 계단이 설계되었으며, 각 디딤판의 구성은 편안하고 안정적인 이동을 가능케 한다. 계단 구간에는 고무와 미세 입자 석재를 혼합한 바닥 마감이 적용되어 흔들림 없는 견고한 지면을 제공하며, 계단 외 구간에는 보다 부드러운 고무재를 사용해 보행자의 편안함을 극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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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경사면에는 좌석 공간이 배치되어 자발적인 모임과 휴식을 유도한다. 포르틴 공원을 마주보는 면에는 네트 형태의 천공 구조가 적용되어 앉거나 기대거나 놀이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상하부 공간 사이의 시각적 연속성과 개방감을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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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이 교량은 단순한 인프라를 넘어 도시의 역사·문화적 맥락과 사용자 중심의 경험을 융합한 공공 건축물이다. 트로기르의 해양 유산과 조선업 전통에 대한 경의를 담아내면서도, 현대 도시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공공 공간으로 기능한다. 지속 가능성과 기술 혁신은 이 교량의 핵심 요소다. 지역에서 조달한 재활용 자재 사용과 사전 제작 방식, 신속한 현장 설치를 통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문화유산 보존과 도시 환경 향상이라는 두 목표를 성공적으로 통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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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도
평면도
단면도

 

건축가 프로스토르네 타크티케 (Prostorne taktike)
위치 크로아티아, 트로기르
건축면적 237㎡
준공 2024
대표건축가 Antonia Vuletić, Luka Cvitan
사진작가 Darko Škobrn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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