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ANAE
코너 대지라는 조건은 이 건물의 외관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 두 개의 도로와 교차점을 향해 세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처마는 각 층마다 반복되며 수직으로 적층된다. 이 겹겹의 처마는 전통 일본 건축이 가진 깊이감을 현대적 언어로 재현하는 장치다. 각 층에 정원을 조성해 달라는 요청은 내외부 공간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해석됐다. 편백나무 루버로 마감된 목재 천장이 실내에서 정원까지 끊김 없이 이어지며, 내외부의 경계를 희석시키는 연속적인 공간감을 만든다. 건물 전체는 이 연속된 처마와 천장의 흐름을 공통 어휘로 삼되, 각 층의 주거 유닛은 서로 다른 마감과 인테리어 콘셉트를 가진다. 황동, 구리와 같은 광택 소재와 흙손으로 바른 짚 혼합 도료, 노출된 소지 재료들이 와비사비(wabi-sabi)의 미학을 공간 속에 구현한다.
2층의 콘셉트는 '칩거'다. 검정 페인트를 바탕으로 한 어두운 톤 위에, 돌을 주재료로 한 고산수(枯山水) 형식의 정원이 펼쳐진다. 황동 줄눈과 광택 바닥재의 반사가 대비를 이루며 공간에 긴장감을 더한다. 3층은 '액자'를 콘셉트로 계획했다. 구리의 광택과 얼룩을 재현한 특수 도료로 마감된 프레임들이 공간 곳곳에 배치되어 정원, 외부 풍경, 내부 공간을 그림처럼 담아낸다. 4층은 다실과 정원이 있는 일본식 암자를 연상시키는 공간으로, 골목길처럼 타일을 깔아 심리적 거리감을 형성하고 통상 바탕 재료로만 쓰이는 소재들을 벽과 천장 마감으로 끌어올려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분위기를 만든다. 5층은 '순수함'을 지향한다. 쇼지(障子) 미닫이와 정원 등 일본적 요소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단순함을 추구하며, 지상에서 충분히 높아진 층고 덕분에 주변 건물을 의식하지 않고 시야가 열린다. 6·7층은 꼭대기 층으로, 발코니에서 넓은 하늘 조망을 확보한다. 주 데크로 이어지는 미닫이문에는 쇼지 스크린이 적용됐다. 닫힌 상태에서는 부드러운 빛을 내부로 끌어들이고, 완전히 열면 데크 공간이 한층 확장된다. 다양한 형태와 배치의 개구부들은 외부 공간을 여러 방식으로 경험하게 한다.







건축가 후지와라무로 아키텍츠 (Fujiwaramuro Architects)
위치 일본, 오사카
용도 숙박시설
대지면적 162.73㎡
건축면적 116.84㎡
연면적 587.74㎡
규모 지상 7층
구조 철골조
준공 2026
대표건축가 Shintaro Fujiwara, Yoshio Muro
사진작가 Katsuya Taira (studioR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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