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케랄라주 트리수르 인근 아림부르에 자리한 Nivriti는 휴식과 귀환이라는 두 개의 감정을 동시에 담아낸 주거 프로젝트이다. 해외에서 생활하는 가족이 1년에 몇 차례 머무는 집으로 계획된 이 주택은, 짧은 체류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편안하게 맞이하는 ‘돌아올 수 있는 장소’로서의 성격을 지닌다. 설계는 과시적인 제스처보다는 안정감과 환대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공간 구성의 핵심은 개방성과 연속성이다. 거실, 반공적 공간, 사적 공간은 명확히 분절되기보다, 흐르듯 이어지는 동선 속에서 배치된다. 이들을 연결하는 복도와 전이 공간마다 중정과 작은 정원이 삽입되어, 집 안 깊숙한 곳까지 공기와 빛이 스며든다. 이러한 녹색의 빈 공간들은 단순한 조경 요소가 아니라, 주택 전체의 호흡을 조율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각 공간의 경계에서는 자연스럽게 걸음을 늦추게 되고, 집과 풍경의 관계가 반복적으로 환기된다.
이 주택의 인상은 재료와 공예에서 비롯된다. 바닥에는 남인도 전통의 아탕구디(Athangudi) 타일이 사용되어, 공간에 생동감 있는 패턴과 색감을 더한다. 이는 현대적인 평면 구성 위에 지역의 문화적 기억을 겹쳐 놓는 장치로 읽힌다. 내부에는 나선형 계단이 조형적인 중심 요소로 자리하며, 상부의 목재 마감 다락 공간으로 이어진다. 이 다락은 집 안에서도 가장 내밀한 휴식의 장소로, 목재가 만들어내는 따뜻한 분위기가 공간의 성격을 분명히 한다.
실내외의 경계는 최대한 흐려졌다. 목재 프레임 창과 슬라이딩 도어는 정원과 거실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생활의 장면은 외부로 확장된다. 반면, 석재로 마감된 벽체는 집의 중심을 단단히 붙잡으며 영속성을 부여한다. 슬랫 형태의 목재 스크린은 햇빛을 여과하면서도 프라이버시를 확보해, 개방성과 보호 사이의 균형을 이룬다.
실내의 분위기는 절제된 구성 속에서 완성된다. 패턴이 살아 있는 바닥이 공간의 중심을 잡고, 가구와 직물, 수공예적 디테일이 그 위에 차분히 층을 이룬다. 빛은 재료의 질감을 드러내며 공간을 채우고, 하루의 시간대에 따라 집의 표정은 미묘하게 달라진다. 이 모든 요소는 사용자를 압도하기보다, 머무는 시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이끈다.
Nivriti는 특별한 휴양 주택이라기보다, 균형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는 집이다. 개방과 은신, 현대적 생활과 전통적 공예, 빛과 공기의 가벼움과 돌과 목재의 무게감이 조심스럽게 조율된다. 이 집은 매번 새롭게 도착하는 가족을 맞이하면서도,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안정된 감각을 유지한다. 트리수르의 조용한 풍경 속에서 Nivriti는 휴식과 정착의 감정을 함께 품는 개인적인 안식처로 존재한다.



건축가 아이2에이 아키텍츠 스튜디오(i2a Architects Studio)
위치 인도, 케랄라, 트리수르, 아림부르
준공 2025
용도 단독주택
대표건축가 Ar. Manuraj C R, Ar. Sanjukta Chakraborty
사진작가 Justin Seba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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