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스크린 코트야드’는 더 윈드 H 아트 센터 현 갤러리의 페이즈 II·III에 조성된 중정으로, 약 235㎡ 규모의 공간 안에 밀도 높은 사유와 경험이 응축된 장소다. 이번 리노베이션은 실내보다 외부 공간의 설계를 중심에 두고, 가벼운 재료를 활용해 건축과 대지, 동선, 풍경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도록 구성되었다. 페이즈 II에서는 카페와 음악 갤러리가 중정을 감싸고, 페이즈 III에서는 아트 랩과 오피스가 더해지며, 이 중정은 단순한 외부 공간을 넘어 야외 전시, 어린이 프로그램, 아트 런치, 퍼블릭 이벤트가 열리는 아트 센터의 문화적·경험적 중심으로 기능한다.

중정은 남측 건물에 의해 직사광선을 피하고 있으며, 북측은 소유권 문제로 활용되지 못한 기존 건물로 인해 물리적 제약을 받는다. 이러한 조건은 북측 벽을 따라 배치된 식재를 통해 하나의 자연스러운 경계로 전환된다. 동남쪽에 있던 스프레이 도장 작업장이 철거된 이후, 이 자리에 대형 철제 파빌리온이 새롭게 들어섰다. 북측으로 열려 있는 이 구조물은 어둡게 처리된 지붕과 구조체를 통해, 저녁 햇빛 아래에서도 깊은 그늘과 은은한 반사를 동시에 만들어낸다.

파빌리온의 지붕에는 기존 살구나무를 보존하기 위해 원형 개구부가 마련되었고, 이를 네 개의 가느다란 철제 기둥이 지탱한다. 이 중 세 개는 불규칙하게 배치되고, 하나는 카페 벽체에 묻혀 구조물 전체에 가볍고 떠 있는 듯한 인상을 부여한다. 파빌리온은 전시장, 카페, 중정을 연결하는 결절점이자, 야외 화장실과 2층으로 이어지는 철제 계단을 품은 복합적인 장치로 작동한다.

카페와 남측 건물 사이에는 폭이 좁은 통로가 형성되어 있으며, 이곳에는 타공 알루미늄 패널로 구성된 이중 보행로가 설치되어 빛과 바람이 스며든다. 이 동선은 페이즈 I의 출구와 카페와 음악 갤러리 사이에 위치한 ‘리틀 힐 하우스’를 연결한다. 거대한 돌처럼 보이는 이 콘크리트 구조물은, 철제 파빌리온의 개방성과 대비되는 밀도와 중량감을 형성한다.

파빌리온과 페이즈 I 외벽 사이에는 수로가 놓여 있으며, 이는 북쪽의 얕은 연못으로 이어져 수변 풍경을 연상시킨다. 중정의 중심에는 L자 형태의 콘크리트 ‘스톤 스크린’이 자리하고, 그 주변으로 좌석과 조경석, 북측 벽의 월문이 배치된다. 연못의 분수는 공간에 청각적 층위를 더하고, 북동쪽에서는 능소화가 스톤 스크린과 파빌리온을 따라 자라 연못을 감싸며, 친밀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형성한다.

중정은 서로 다른 형태와 스케일, 성격을 지닌 일곱 개의 영역으로 구성되지만, 시선과 이동의 흐름을 통해 하나의 연속적인 공간으로 인식된다. 미세한 지형 변화와 방향 설정, 좌석 배치는 다양한 사용 방식을 유도하며, 열린 공동 공간과 반폐쇄적인 정원의 성격이 균형을 이룬다.

이 프로젝트는 경계와 전이에 대한 섬세한 조율을 통해 실내와 외부, 기존과 새로운 요소, 인공과 자연 사이의 단절을 흐릿하게 만든다. 철제 파빌리온과 리틀 힐 하우스는 전이 공간으로 작동하고, 스톤 스크린과 그늘진 알코브는 외부 공간을 내부처럼 끌어들인다. 페이즈 II·III에서 중정을 향한 입면은 반원형 알루미늄 패널로 마감되어 상부 매스를 시각적으로 희석시킨다.

임시 구조물로 계획된 페이즈 II·III 건물은 최소한의 보강만을 거쳐 기존의 표면 질감과 산업적 성격을 유지했다. 리틀 힐 하우스 내부는 거친 바닥과 좁은 개구부, 불규칙한 슬라이딩 도어를 통해 외부의 바위 같은 인상과 내부의 동굴 같은 밀도를 동시에 드러낸다. 음악 갤러리는 기존 벽돌 기둥을 보존하고, 흰 벽과 검은 천장을 통해 절제된 산업적 분위기를 유지한다.

바닥 포장은 지그재그 형태로 잘려 경계를 명확히 구획하지 않고, 가장자리는 비워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투수 블록과 흩어진 돌, 자갈과 식재는 표면 간의 전이를 부드럽게 만들며, 연못 가장자리에서 스톤 스크린으로 이어지는 재료 변화 역시 자연스럽게 설계되었다. 새로 시공된 부분에서도 철제 표면의 흑화 처리, 분절된 거푸집이 남긴 콘크리트 질감, 노출 철근의 임시 보호 코팅 등 ‘자연스러운 상태’를 유지하려는 태도가 일관되게 이어진다.

조경에는 유지 관리가 용이한 토착 수종이 선택되었으며, 이는 회복력과 생명력을 상징한다. 이 공간은 시간의 단절이나 일상의 흔적을 지우기보다는, 관찰되지 않은 변화와 우연한 풍경이 공간의 일부로 축적되도록 받아들인다.

도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공간은 종종 파편화되지만, 이러한 성장의 거친 질감은 유기적 정착지와 닮아 있다. 현 갤러리의 다양한 건축 형식과 복합적인 공간 관계는 도시의 혼란스럽지만 생동감 있는 성격을 반영하며, 작은 연결들을 통해 무질서를 층위 있는 구성으로 전환한다. 그 결과, 이 중정은 도시적 맥락 속에서 정원의 시적 성질을 획득한다.

스톤 스크린 코트야드는 신축 건물보다 더 풍부한 시각적 서사를 품고 있다. 기존 공장 건물은 문화재적 가치는 없지만, 시간의 깊이를 지니고 있다. 여기에 지나치게 정제된 현대적 재료를 덧씌우는 대신, 강철과 콘크리트의 거친 물성을 통해 시간의 연속성을 확장한다. 이로써 현대 도시와 고전적 정원이 결코 멀리 떨어진 개념이 아님을 드러낸다.

 

 


건축가 진 치우예 스튜디오 (Jin Qiuye Studio)
위치 중국, 베이징, 차오양
용도 문화시설
대지면적 698
건축면적 739㎡  
설계기간 2022.3. - 2023. 2.
시공기간 2022.11. - 2024. 4.
준공 2024
대표건축가 Qiuye Jin
디자인팀 Liyuan Liu, Yicheng Xin, Junjie Shi
시공 Beijing Zhonghe Construction Engineering Co., Ltd. (Phase II), Beijing Zhonglin
사진작가 Qiuye 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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