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ia

‘가이아(Gaia)’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대지를 의인화한 원초적 여신의 이름이다. 모든 생명을 품고 길러내는 존재로서의 가이아는, 인간과 자연이 분리될 수 없다는 인식 그 자체를 상징한다. 이 주거 프로젝트는 바로 그 상징성에서 출발해, 건축과 자연이 맺는 관계를 다시 묻는다.

프로젝트는 자연 속에서의 거주 경험을 재정의하며, 전통적인 럭셔리의 개념을 단순함과 원초적 재료의 사용으로 전환한다. 울창한 녹지와 대비되는 테라코타의 따뜻한 색감은 오히려 풍경과 깊이 공명하며, 건물이 마치 대지에서 직접 깎여 나온 것 같은 인상을 만든다. 수공 테라조, 대리석, 목재 등 거친 질감의 재료는 벽·바닥·천장 전반에 일관되게 적용되어, 여름 주거에 적합한 친밀하고 감각적인 공간을 형성한다.

프로젝트의 대지는 이오니아 해의 맑은 바다와 풍부한 자연으로 알려진 메가니시 섬에 위치한다. 수백 년 된 올리브 나무로 둘러싸인 능선 위에 자리한 이 주택은, 기존에 NOMEN 아키텍츠가 설계·허가한 2층 건물을 기반으로 한다. 최종 설계에서는 구조 프레임과 핵심 공간 구성만을 유지한 채, 전체 건축 언어가 새롭게 재해석되었다.

불규칙한 직사각형의 조합으로 형성된 기존 형태에 대응해, 설계는 대형 목재 퍼골라를 도입한다. 이 퍼골라는 건물 전체를 하나로 묶는 요소이자, 대지 위에 떠 있는 거대한 캐노피처럼 작동한다. 지면에서 솟아오른 듯한 이 구조는 건축과 풍경 사이의 경계를 완화하며, 자연 그늘과 공간적 통일성을 동시에 만들어낸다.

주택 내부에는 다섯 개의 침실과 넉넉한 거실·다이닝 공간이 배치되어, 개인적인 휴식과 공동의 생활이 자연스럽게 공존한다. 외부 공간은 세 개의 레벨로 구성되어 지형을 따라 확장되며, 그 중심에는 상·하부 공간을 연결하는 수영장이 자리한다. 상부 테라스에서는 이오니아 해와 핀도스 산맥을 조망할 수 있고, 하부 공간은 지형에 깊숙이 묻힌 형태로 보다 은밀한 휴식처를 제공한다.

‘가이아’는 자연을 배경으로 삼는 주거가 아니라, 자연 속에서 형성되는 주거를 제안한다. 재료, 형태, 공간 구성 모두가 대지와의 관계에서 출발하며, 인간의 삶이 다시 풍경의 일부가 되는 건축적 장면을 만들어낸다.

 

 

 

 


건축가 아테노 아키텍처 스튜디오(Ateno Architecture Studio)
위치 그리스, 레프카스, 메가니시
용도 단독주택
연면적 350㎡
준공 2023
대표건축가 Elias Theodorakis, Yiorgos Fiorentinos
구조엔지니어 Angelos Kourtis
시공 My Ionian Group
발주자 Polydeykis S.A.
사진작가 Yiorgis Yerolym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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