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매 환자들의 요양원은 많은 경우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이 된다. 그곳에서는 아침과 저녁, 계절의 흐름조차 희미해지고, 매일은 서로를 구분 짓지 못한 채 흘러간다. 환자들은 같은 장소에 머물며 시간을 견디는 삶에 놓인다. 요양원이라는 건물은 여생을 지탱하는 생활의 배경이 되어야하지만, 칸칸이 구분된 침실, 효율성을 위한 중복도 공간 등 촘촘한 실내공간 속에서는 하루의 변화, 계절의 차이, 삶의 결이 충분히 감각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봉화 노인복지센터는 자연과 한발짝 가까이에서 거주자들이 시간의 변화를 몸으로 감각하며 여생을 보내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
노인들의 일상이 고립된 거주공간이 아닌, 지역사회와 이어지는 하나의 흐름이 되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요양원은 하나의 커다란 병원 같은 건물이 아닌, 여러 갈래의 삶이 공존하는 작은 마을과 같은 모습을 계획하였다. 기존 배치의 흐름을 수용하며, 각 동의 간격을 띄우고 조금씩 틀면서 사이에 틈을 두어 단순한 반복이 아닌 변주를 통해 새로운 풍경을 만들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주요 실은 남향으로 배치되고, 미묘하게 틀어진 매스들 사이로 형성된 공간들은 햇살과 사람의 시선, 발길이 흐르는 통로이자, 마을 같은 일상을 이루는 구조가 된다.
네 개의 매스는 서로 투명한 이동공간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각각의 바닥 레벨에 높이차이를 두었다. 이는 북쪽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기존 대지 레벨에 순응한 결과로, 건물이 지형의 흐름과 연속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계획하였다. 이러한 단차계획은 모든 매스를 남향으로 배치하면서 매스 간 높이 차를 두어 햇빛이 깊숙이 스며들도록 한다. 또한 자연스럽게 형성된 매스 사이의 경사형 이동 공간은 노인들이 완만한 경사를 따라 거닐며 운동 및 산책할 수 있는 풍경을 만들어내며, 건물의 내외부에서 경험될 수 있도록 한다.
침실과 같은 주요 생활실을 제외한 로비, 홀, 이동통로는 단순한 실내 복도가 아니라, 자연이 스며드는 반(半)외부적 공간으로 계획하였다. 천창과 커튼월을 통해 문을 나서는 순간 안마당에 들어선 듯 밝고 열린 공간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거주자는 건물 안에서도 시간과 계절의 변화를 체감한다. 완만한 경사로 형성된 이동 동선은 노인들이 거닐며 자연스럽게 운동할 수 있는 걷는 풍경을 만들고, 이는 건물의 내부와 외부에서 동시에 인식된다. 이러한 공간은 건물을 단순한 거주의 틀을 넘어, 지역사회와 일상의 활동과 풍경을 공유하는 열린 복지 공간으로 확장시킨다. 매스 사이의 틈과 연결부는 자연을 건물 안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동시에 사람들의 움직임과 시선을 이끌어 내부와 외부, 개인과 공동체가 차츰 가까워지는 경험을 만든다.







안들 건축사사무소
4등작_ 안들 건축사사무소(https://www.andeularchitects.com/)
대표건축가 안다혜
대지면적 6,768㎡
연면적 1679.93㎡
건축면적 861,89㎡
건폐율 32.157%
용적률 52.265%
최고높이 9.3m
층수 지하 1층, 지상 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대표건축가 안다혜
디자인팀 안다혜
발주처 봉화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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