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W는 FBA가 설계한 첫 번째 에너지 자립 주택으로, 소비보다 많은 에너지를 생산했다. 도시는 여전히 사람들을 끌어들이지만, 도쿄에서 살던 젊은 가족은 후라노 고원의 서쪽 끝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계획했다. 부지는 한때 헛간이 있던 농지였으며, 주변은 논과 밭, 관개수로와 도로가 펼쳐진 개방된 풍경이다. 이들은 지역 전력망에 의존하지 않고 최소한 순 제로(Net Zero)를 달성하는 주택을 목표로 했다. 실제로 완공된 주택은 1년 동안 소비량의 두 배에 가까운 에너지를 생산했다.
주택은 본질적으로 농가의 헛간처럼 단순한 목구조를 바탕으로 하되, 농작물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자라듯 주변과 능동적으로 관계를 맺는 ‘식물 같은 집’을 지향했다. 남쪽으로는 후라노 니시 산, 동쪽으로는 도카치 산맥, 북서쪽으로는 구릉지대가 어우러진 파노라마가 펼쳐졌다. 건물은 이 풍경과의 시각적 관계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부지 내 연중 일정한 수온과 유량을 유지하는 수원을 활용해 히트펌프를 가동, 난방과 온수를 공급했다. 넓은 고원 지형은 태양광 발전에 최적이었고, 건물은 처음부터 ‘태양의 피부(solar skin)’ 개념을 적용했다. 균질한 암색 외피는 태양광 패널 자체로 기능하며, 내부는 밝고 부드러운 목재 공간으로 대비를 이루었다.
형태적으로는 간결한 큰 매스를 두 동으로 나누어 각각을 회전시켰다. 남서쪽 스키 슬로프 방향으로 열린 틈(interstice)이 생겼고, 이는 건물의 중심이자 수직·수평 동선과 기후 조절의 핵심 공간이 되었다. 여름에는 루버로 강한 햇빛을 차단하고, 겨울에는 빛을 내부 깊숙이 끌어들였다. 두 매스가 분리된 듯 이어진 내부는 부드럽고 연속적인 목재 공간으로 흐른다.
당초 건축비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단계를 나누어 짓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결국 본채와 별동(창고 및 작업실)을 함께 착공했다. 이 별동은 도로와 평행하게 배치되어 전체 구성을 보완하며, 앞으로도 확장 가능성을 품은 체계를 만들었다.
하우스 W는 도시를 떠난 삶이 지속 가능한 미래가 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하나의 실험이다. 도시 집적이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지만, 인구의 70%가 지구 면적의 1%에 몰리는 상황은 사회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시골로 향하는 선택은 자연을 착취하지 않고 교감할 때 의미가 있으며, 하우스 W는 그 가능성을 입증하는 사례로 자리한다.
건축가 플로리안 부쉬 아키텍츠(Florian Busch Architects)
위치 일본, 홋카이도, 나카후라노
용도 단독주택
규모 지상 2층
준공 2024
대표건축가 Florian Busch
구조엔지니어 Kawata Tomonori Structural Engineers (Tomonori Kawata)
발주자 Hashimoto Kawashima Corp.
사진작가 S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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