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d Rock
미국 네바다주 서머린의 약 900평 대지. 이곳은 동쪽으로는 라스베이거스 도심의 화려한 스카이라인이, 서쪽으로는 붉은 암벽이 장엄하게 펼쳐진 레드록 캐넌이 한눈에 들어오는 절묘한 자리다. 하지만 풍경의 아름바움 뒤에는 거친 자연이 숨어 있다. 매서운 칼바람과 건조하고 추운 겨울, 그리고 장대비가 쏟아지는 몬순 기후를 동반한 혹독한 여름까지. 태양과 바람으로부터 몸을 숨기고, 거친 날씨를 버텨내며, 온전한 사생활을 보호하는 것. 이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과제가 이 집의 형태와 마감재를 결정짓는 나침반이 되었다.
이 집은 재료와 형태 면에서 사막의 투박하고 절제된 성정을 그대로 닮았다. 거대한 덩어리에서 필요한 부분을 깎아내는 ‘덜어내기’ 방식을 통해 동쪽에 바람을 막아주는 아늑한 마당을 만들었고, 그 위로 거실과 똑같은 크기의 공중 수조를 올렸다. 수면 위로 아른거리는 먼 도심의 실루엣은 화려한 도시의 신기루 같은 속성과, 사막 한가운데서 물이 가지는 섬세하고 소중한 가치를 조용히 상기시킨다. 집으로 들어서는 과정도 하나의 탐험 같다. 묵직한 콘크리트 덩어리 사이로 난 좁은 틈새가 이 집의 입구다. 물의 표면과 눈높이가 맞닿는 초입을 지나면, 그늘진 통로가 나타난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위로 올라가면 마침내 하늘을 향해 활짝 열린 진입 마당이 나오는데, 이곳에는 사막의 자생 식물들이 수직으로 채워져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 집의 건축은 결국 거친 사막의 자연과 화려한 도시 사이에서 나누는 맥락 있는 대화인 셈이다.
지역에서 구한 모래와 자갈을 섞어 만든 콘크리트 벽과 바닥은 사막의 강렬한 햇빛을 받아 황갈색 빛을 띤다. 이 색감은 저 멀리 보이는 바위산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건물이 땅속에서부터 솟아올라 하나의 풍경을 이루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실제로 전체 건축 면적의 절반 이상은 땅속(지하)에 묻혀 있다. 지하 공간은 구조물 곳곳에 뚫린 개구부를 통해 자연 바람이 통하고 햇빛이 깊숙이 들어오며, 심지어 수조의 물 표면 아래로 뚫린 창을 통해 신비로운 빛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묵직한 질량감을 자랑하는 이 집은 사막의 기후에 맞서기 위해 똑똑한 기술들을 품었다. 빛을 반사하는 지붕과 45kW급 태양광 패널, 고효율 유리를 적용했고 기계 및 조명 시스템도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상층부의 침실들은 동서로 길게 뻗은 구조로, 구멍이 뚫린 타공 내후성 강판 스크린이 감싸고 있다. 이는 야외 수영장으로 들이치는 강한 바람과 따가운 햇볕을 막아주는 방패 역할을 한다. 남쪽에 마련된 그늘진 데크 역시 타공 메쉬 스크린을 둘러 건물 본체와 아래쪽 주차된 차량에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다. 서쪽의 레드록 캐넌과 동쪽의 도시 야경을 향해 시원하게 뻗은 이 캔틸레버 형태는 수조와 물이 가진 조형적 무게감과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 거친 세월의 흔적을 담은 내후성 강판 옷을 입은 이 땅을 닮은 건축물은, 라스베이거스 계곡과 그 너머 레드록 캐넌이 가진 지질학적 역사에 보내는 건축가의 헌사다.






































건축가 폴크너 아키텍츠(Faulkner Architects)
위치 미국, 네바다주
용도 단독주택
대표건축가 Gregory Faulkner
프로젝트건축가 Owen Wright
디자인팀 Jenna Shropshire (Project Manager), Breanne Penrod (Architectural Staff)
인테리어 Concept Lighting Lab
구조엔지니어 CFBR Structural Group
시공 RW Bugbee & Associates (General Contractor)
사진작가 Joe Flet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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